일부 시청층에 타깃이 맞춰진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시청률 표를 들여다보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인 걸 알 수 있다. 최근 10회를 기준으로 KBS 2TV '뮤직뱅크'(1.3%) MBC '쇼 음악중심'(1.9%) SBS '인기가요'(1.9%) 모두 2%도 안 된다. 상황이 이러니 '시력만도 못한 시청률'이라는 비아냥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지상파 3사 음악 방송, 어디부터 잘못됐을까.
◇ 시청률은 무용지물
사실 음악 방송의 주 시청층은 10대부터 20대 초반이다. 특히 10에 많이 몰려 있다. 그러나 '뮤직뱅크'의 경우 금요일 오후 5시 시작된다. 청소년들이 볼 수 없는 시간대. '음악중심' '인기가요'도 상황이 좋진 않다. 특히 '인기가요'는 시간이 들쑥날쑥이다. 프로야구라도 잡힌 날이면 본래 시간인 오후 3시 40분에서 한참 앞당긴 오후 1시 넘어 시작된다. 당장 22일 방송도 오후 1시대 방송된다. 이런 불규칙적인 편성은 챙겨봐야할 의무감을 져 버린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시청률은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한 음악 프로그램 관계자는 "요즘은 본방송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서 제공하는 해당 가수의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방송국에서도 시청률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 제멋대로 순위집계
'뮤직뱅크'는 디지털 음원 65% + 음반판매 5% + 방송횟수 20% + 시청자 선호도 조사 10%로 1위를 매긴다. 음반판매가 5%라고 하지만 절대 기준이 아니라 음원점수가 100점대여도 1위를 거머쥘 수 있다. 이렇다보니 다른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가수들이 1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기가요'는 일부 가수를 제외시키기도 한다. Mnet '프로듀스 101'에서 선발된 아이오아이 순위를 아예 누락시켰다. 그들보다 늦게 나온 곡들도 모두 사전투표를 진행했지만 아이오아이는 없었다. 또한 방송 출연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도 활동하지 않은 십센치 등이 버젓이 올라와 있는 걸 보면 제작진의 옹졸한 핑계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러니 1위를 간절히 바라는 팬들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다. '음악중심'은 순위제가 없으므로 예외다.
◇ 발음향과 발카메라
발연기와 같은 맥락에서 음향이 좋지 않으면 '발음향' 카메라 워킹이 서툴면 '발카메라'라 불린다. '뮤직뱅크'에서는 무대 도중 화면에 촬영 스태프들이 나오고 바닥을 비추거나 카메라가 엉뚱한 곳을 잡는 일이 다반사다. 아예 가수를 잘못 표기도 한다. 비투비를 포텐이라고 잘못 내보내 빈축을 샀다. '인기가요'도 마찬가지다. B.A.P는 데뷔 당시 사전 녹화 중 무대가 붕괴되는 사고를 당했다. '음악중심' 순위제를 폐지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순위 표기 잘 못이 있었다. 1위 후보 점수집계 그래프를 잘못 표기해 MC가 수상자를 잘못 발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 가요 관계자는 "충분히 가이드 영상을 보내지만 파트를 잘못 잡아 카메라를 비추는 건 여전하다"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