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연례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이 1일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호암상 시상식을 두 번째로 주관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행사의 격식을 깨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줬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이 회장이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지난해부터는 아들인 이 부회장이 챙겨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호암상 시상식을 첫 주관하면서 삼성 승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행사 진행 방식을 기존과 달리 바꾸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냈다.
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6년 호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과학상 김명식 박사, 공학상 오준호 박사, 의학상 래리 곽 박사, 예술상 황동규 시인, 사회봉사상 조순실, 김현수 공동대표.
시상식 이후에 이어지던 만찬이 없어진 것이 그 중 하나다. 대신 삼성 임직원 900여명을 초청하는 음악회로 바꿨다. 기존에는 시상식 이후 신라호텔에서 삼성 오너가와 수상자 가족, 정·재계 인사들이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지만 처음으로 이 만찬 자리가 없어졌다.
이번 음악회는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렸으며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씨가 피아노 독주를 선보였다.
또 음악회에 삼성이 후원하는 교육장학사업인 '드림클래스'에 참가한 중학생 150여명을 초청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호암상 시상식에 이재용식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이건희 회장이 매년 손수 챙겨온 호암상 시상식에 이재용 부회장이 자기 고유의 색인 실용주의를 입혔다"며 "앞으로도 이 부회장 스타일의 실용주의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하는 올해 호암상에는 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교수,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 래리 곽 미국 시티오브호프병원 교수, 황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김현수·조순실 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 등 6명이 수상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