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길진 "얼어붙은 남북…'아리랑'이 소통의 도구 될 것"
'500회'. 숱한 예언을 적중시킨 영능력자로 통하는 차길진(69) 후암미래연구소 대표가 일간스포츠에 '갓모닝'을 연재한 횟수다. 햇수로는 6년이나 됐다. 1996년 '영혼의 X파일' 연재로 일간스포츠와 처음 인연을 맺은 차 대표는 2011년 6월부터 '갓모닝'을 연재하기 시작해서 오늘 500회를 맞았다. '갓모닝'으로 북한 김정일의 사망을 비롯해 "두 개의 큰별이 떨어진다"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암시했던 차 대표를 지난 5월 26일 서울 대학로 후암미래연구소에서 만났다.
-일간스포츠와의 인연이 꽤 오래 됐다
"1996년 8월부터 ‘영혼의 X파일’을 연재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언터처블’ 등 영혼에 관한 많은 칼럼을 꾸준히 썼으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 영혼을 제대로 다룬 컬럼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내 글에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갓모닝 소재는 어디서 찾나
"가까운 곳에 얻는다. 얼마 전에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 소재를 얻은 적도 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글을 쓸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재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다."
-기억에 남는 갓모닝은
"북한 김정일 사망 예언이다. 2010년 9월 한 언론사와 인터뷰 중 불현 듯 김정일이 붉은 천 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보여 나도 모르게 내년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눈에는 그의 영(靈)은 이미 뜬지 오래여서 한 마디로 산송장이 걸어 다니는 형국이었다. 이에 2011년 칼럼을 썼고 김정일은 그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갓모닝과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원묘지에서 벌어진 화투장과 소주병 이야기다. 어느 날 홍수로 아버지의 관이 떠내려갔다며 나를 찾아온 A씨가 있었다. 나는 구명시식으로 화투장이 있는 관이 당신의 아버지 관이라고 알려줬고 A씨는 관을 찾았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A씨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B씨 역시 아버지의 관을 찾은 것이다. B씨는 아버지가 생전에 술을 좋아하셔서 소주병을 거꾸로 묻어놓은 것이 떠올라 관을 찾았다. 훗날 A씨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는데 B씨가 갓모닝을 읽고 찾아왔다. 칼럼 속 소주병 이야기가 자기 이야기라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인연이란 것이 보이지 않게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갓모닝 연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제6대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에 추대됐다. 아리랑 활성화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로에 아리랑센터도 만들었다. 센터에서는 각 지역에 있는 아리랑 회원들은 물론이고 학생, 외국인, 교사들까지 참여하는 정기적인 강의를 준비 중이다. 얼마 전에는 아리랑의 저변확대를 위해 후아이엠TV를 개국했다."
-아리랑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남과 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대화하기 가장 좋은 때이기도 하다. 정치적, 외교적으로는 어려워도 민간 차원, 특히 문화교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리랑은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 한민족의 노래이니 남북관계 개선과 소통을 위해 아리랑이 일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과거 서대문형무소 이전을 막았다고 들었다
"1988년 서대문형무소가 이전을 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몇몇 원로학자들과 함께 서대문형무소 지킴이로 나섰다. 당시 공사를 몸으로 막아내며 반대시위를 했다. 그 바람에 전경들에게 잡혀서 난지도에 버려지기도 했다. 그때 주위 사람들은 나보고 정치에 뜻을 두고 이 일에 뛰어든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내 진심을 알았고 서대문형무소를 함께 지킬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 갓모닝을 시작할 때는 500회를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정신없이 쓰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됐다. 무엇보다 일간스포츠 독자들에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앞으로도 힘 닿는데까지 갓모닝을 이어갈 생각이다. 행여 내 글에 마음 상한 사람이 있다면 너그럽게 봐주길 바란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