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은 8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의 상대가 유럽의 강호 스페인으로 결정됐다.
스페인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 라 트로카디에의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D조 3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83-55로 완파하고 2승으로 조 1위에 올랐다. 전날 벨라루스전에서 66-65, 극적인 1점차 승리를 거둔 한국은 C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C조 2위와 D조 1위가 맞붙는 8강 토너먼트에서 이번 대회 최강팀으로 꼽히는 스페인을 만나게 된 한국은 "한 수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스페인은 이런 최종예선에 나올 팀이 아니다"라는 김단비(26·신한은행)의 말처럼,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위 스페인의 전력은 압도적이다. FIBA 랭킹 8위 중국도 대회 둘째날 77-43으로 굴욕적인 대패를 당했을 정도다.
하지만 위성우(45)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표정에는 구김이 없었다. 위 감독은 "우리가 스페인이랑 언제 경기를 해보겠나. 이런 큰 대회에 나와서 스페인 같은 강팀과 경기하면서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단비도 "사실 스페인전 생각하면 막막하다. 하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우리가 스페인과 언제 부딪혀보겠나"라고 의욕적인 눈빛을 보였다.
이번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김단비, 강아정(27·KB스타즈), 박혜진(26·우리은행) 등은 꼬박 10년 전 스페인 대표팀과 맞붙었던 경험이 있다. 2007년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19세 이하(U-19)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스페인과 한 조가 돼 39-100, 무려 61점차로 패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김단비는 "말 그대로 대패를 당했다. 그 때 이후 첫 대결인데, 세계 최강인 만큼 한 번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싸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17일(한국시간) 오후 7시30분에 스페인과 8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다음날 열리는 순위결정전에서 올림픽 본선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