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페이 '카카오페이'가 쑥쑥 크고 있다. 출시 1년 9개월 만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입자수 10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대표 모바일 페이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청구서·송금 서비스 등을 추가하며 단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거래액이 카카오페이를 포함해 3대 모바일 페이로 꼽히는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에 못미치는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가입자 1000만명…국내 모바일 페이 중 처음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20일 밝혔다. 2014년 9월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카카오 측은 "기존 쇼핑 사이트 회원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아닌 순수 핀테크(금융+IT 기술 융합) 서비스로 가입자 1000만명을 넘은 것은 국내에서 카카오페이가 최초"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는 지난 2월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을 합친 가입자가 500만명이고,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는 1600만명 중 기존 쇼핑 회원을 뺀 순수 핀테크 가입자로는 1000만명이 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의 인기 요인으로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높은 편의성을 꼽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별도 앱 설치없이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메뉴에서 바로 이용 가능하고, 카드정보 입력·본인확인과정 등 복잡한 절차없이 미리 등록한 비밀번호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 없이 30만원 이상의 고액결제도 가능하다. 더구나 PC에서도 기존 액티브X 등 보안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휴대전화 번호와 생년월일 등의 간단한 본인인증만 거치면 결제할 수 있다.
이같은 편의성에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은 것도 카카오페이의 강점이다. 6월 현재 약 1000여 개의 가맹점에서 모바일·PC 결제시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대표적인 O2O 서비스인 배달앱·인터넷서점·극장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이용자층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의 바코드로 다양한 제휴사 포인트 적립·관리 및 쿠폰 사용이 가능한 ‘멤버십’과 가스비·통신비 등의 고지서를 관리하고 바로 납부할 수 있는 '청구서' 서비스이다.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공인인증서, OTP(일회용 비밀번호), 계좌번호 없이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듯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송금' 서비스도 내놓았다. 현재 멤버십의 총 누적 적립 포인트는 약 1억1000만 포인트이고, 1인 이용자 최다 누적 송금액은 약 470만원이다.
카카오페이는 올 하반기에 오프라인 결제 및 신규 금융 서비스를 출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단순한 결제를 넘어선 종합 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캐시리스(현금이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액은 삼성페이·네이버페이보다 적어
카카오페이가 성장하고 있지만 거래액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은 고민거리이다.
카카오페이는 월 거래액이 1000억원이 안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월 거래액은 2800억원(누적 거래액 1조8400억원), 삼성페이는 2000억원(누적 1조원)이 조금 안된다.
카카오페이가 가입자수는 이들보다 앞서지만 거래액이 적은 것은 소액 거래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로 주로 결제하는 것은 스티커·이모티콘 등으로 소액이기 때문에 거래액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양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O2O 서비스와의 연계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를 출시했고, 곧이어 미용실 예약서비스 앱 '카카오헤어샵', 하반기에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 '카카오홈클린'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거래액이 오프라인 결제를 하는 다른 모바일 페이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그래도 모바일만으로 이 정도 하는 것도 의미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다양한 O2O 서비스가 나오고 있어 하반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