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7월 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홍대 코미디 위크'서 따로 또 같이 소극장과 상상마당 등 6개 공연장을 중심으로 코미디 퍼포먼스를 펼친다.
지금껏 코미디 페스티벌은 여럿 있었다. 올해 4회째를 맞으며 자리잡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과 2014년 한 차례 열린 후 사라진 아산 코미디 페스티벌도 있었다.
윤형빈은 28일 서울 마포 합정동에서 열린 '홍대 코미디 위크' 제작발표회에서 "맏형인 이경규 선배님의 참여로 가장 큰 힘을 얻었다. 국내 코미디는 너무 팀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라이브 공연이 매력있다는 걸 알면서 선뜻 하지 못 했다"며 "이경규 선배님의 합류 후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
최근 '런닝맨'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MC가 아닌 패널로 많이 참여하고 있는 이경규는 "원래 지난해 하려고 했으나 올해가 돼서야 시작하게 됐다. 3개월 전부터 공연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요즘 힘들지 않냐. 우리가 힘을 모아 좋은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후배들과 하는 것만으로 성공적이다"고 말했다.
20년만에 공개 코미디를 하게 된 점에 대해 "배우들은 무대에 서면 연기를 하지만 우리는 개그를 한다. 지금 도전해 보지 않으면 몇 년 후 무대에 설 힘이 있을까 싶다. 후배들이 잘 해놓아서 그 길을 따라가게 됐고 그들보다 잘 할까 불안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그콘서트' 출신 김영철도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그는 "윤형빈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듯 나는 조크콘서트를 하고 싶었다. 제일 잘하는게 수다스럽고 농담이지 않냐. 호주 공연을 다녀온 뒤 자신감이 생겼다. '개그콘서트' 이후 어떻게 콩트로 다시 돌아갈 것인가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호는 "부산코미디페스티벌과 상생하는 축제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윤형빈이 잘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좋은 공연들이 많이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경규가 이끄는 '응답하라 이경규' 외에도 김영철의 조크콘서트·세계적인 코미디팀인 옹알스·정종철이 비트박서들과 만든 비트파이터·정경미-김경아의 투맘쇼 등이 준비돼 있다. 또한 이수근·김준호 등 채널을 불문하고 다양한 코미디언들이 한데 모인다.
'홍대 코미디 위크'는 클럽과 밴드 정도로 굳어져 있던 홍대 앞 공연 문화에 코미디를 더해 다시 공연 문화를 다채롭게 활성화 시키고픈 취지에서 시작됐다. 매일 저녁 애프터 파티로 EDM 공연도 개최, 박명수·박나래·박성광·김경욱·변기수·양세찬·허경환·오나미 등이 참여해 대대적인 디제잉 페스티벌로 이어진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코미디위크' 말말말
"나이 많은 내가 가져야한다."
-출연료 얼마냐는 물음에 이경규 "잘 모른다. 신경쓰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낸 돈의 값어치만큼 공연할까만 생각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받는다면 내가 여기서 제일 연장자니 가장 많이 받아야하지 않냐."
"공연 안 해야겠다."
첫 질문에 대답하던 이경규와 때마침 옆에서 휴대폰을 만지던 김준호. 그런 김준호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안 해야겠다."
"혼자 기자회견 하는 줄 알았다. B급 C급이 너무 많아 죽겠다. 잘못 연락 받고 왔다."
기자간담회에 모인 많은 코미디언들을 본 이경규가 단독 기자간담회로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좌우로 앉은 후배들을 보며 잘못왔다고.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더이상 박준형은 쓸모가 없다."
콤비인 박준형과 왜 함께 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더이상 쓸모가 없다. 나혼자 해도 충분하고 이번엔 새 팀을 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