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만 있는 1차 지명, 그 역사


 
◇초창기 1차 지명 변천사

 1차 지명 방식은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쳤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1차 지명에 제한이 없었다. 연고 지역 고교 출신 선수라면 누구든 해당 구단이 자유롭게 지명할 수 있었다. 1차 지명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2차 지명에 나와 다른 지역 팀의 선택을 받았다. 1986년 신생팀 빙그레가 창단하면서 처음으로 지명 한도가 생겼지만, 최대 10명까지는 지명 가능했다.

 실질적으로 1차 지명의 의미가 생길 만큼 인원이 줄어든 건 이듬해인 1987년이다. 규모가 3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제 8구단 쌍방울이 참여한 1990년에는 2명, 그리고 이듬해인 1991년에는 아예 1명으로 각각 줄었다. 이후 2007년에만 한시적으로 1차 지명 선수를 두 명 뽑았을 뿐, 지금과 같은 한 명 선발 원칙이 계속 고수됐다.
 
◇1990년대 1차 지명, 스타의 산실

 1차 지명을 거쳐 탄생한 프로야구 스타는 많다. 사실상 1차 지명이 의미를 갖기 시작한 1987년에는 해태 백인호 박철우, 삼성 류중일 강기웅, MBC 노찬엽이 나왔다. 1988년에는 해태 조계현, 빙그레 송진우가 탄생했다. 1989년에는 해태 이강철이 독보적으로 성공했고, 1990년에는 태평양 김경기, LG 김동수, 롯데 공필성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1991년부터는 단 한 명만 고를 수 있었다. 그만큼 실패 확률도 높아졌지만, 잘 할 선수는 잘 했다. 1990년대 1차 지명 선수 가운데 LG 송구홍 이상훈 유지현 심재학 이병규(9번) 조인성, 롯데 박정태 손민한, 쌍방울 조규제 이진영, 해태 박재홍 이종범 정성훈, 삼성 김태한 양준혁 강동우, 태평양 정민태 최상덕, LG 임선동, 빙그레 구대성, OB 김동주 홍성흔 등이 스타로 성장했다. 입단 초기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대신 오래 살아 남아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1997년 현대가 1차 지명한 최영필(현 KIA)과 1999년 한화 1차 지명 선수인 박정진이다.

 
1차 지명 출신 김광현·박석민·김재호
1차 지명 출신 김광현·박석민·김재호

 
◇김광현·박석민·김재호도 1차 지명 출신

2000년대 들어서도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1차 지명을 통해 등장했다. 2000년 삼성 배영수, 2001년 한화 김태균, SK 정상호, LG 이동현이 그 안에 포함된다. 롯데는 2001년 연고지 대형 유망주를 1차 지명했지만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는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텍사스 추신수다. 2002년에는 삼성 권혁과 KIA 김진우, 2003년에는 두산 노경은, 한화 안영명, LG 박경수, SK 송은범, 2004년에는 삼성 박석민과 두산 김재호, 2005년에는 SK 최정이 각각 선택 받았다. 2006년에는 SK 이재원, 한화 유원상, KIA 한기주가 나왔다.

유일하게 두 명을 뽑을 수 있었던 2007년은 SK가 에이스 김광현을 품에 안은 해다. 두산도 임태훈과 이용찬을 뽑아 2007년과 2009년 신인왕을 각각 배출했다. 2008년에는 두산 진야곱과 롯데 장성우, 2009년에는 삼성 김상수, LG 오지환, 넥센 강윤구가 1차 지명으로 데뷔했다.
 
◇2010년부터 4년간 전면 드래프트 시행

1차 지명은 한때 폐지되기도 했다. 지역마다 고교 유망주들의 불균형이 심하다는 불만이 높아진 탓이다. 전력 평준화를 위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됐다. 이 시기에 연고 지역과 관계 없이 소속팀에 1라운드로 뽑힌 선수들이 바로 심동섭 한승혁(이상 KIA), 심창민(삼성), 유창식 하주석(한화), 문승원(SK), 윤명준(두산), 한현희 조상우(넥센), 박민우(NC) 등이다. KIA로 트레이드된 유창식을 제외하면, 각 팀이 미래의 동력이 될 선수들을 쏠쏠하게 뽑았다.

그러나 전면 드래프트는 4년 만에 다시 폐지됐다. 프로야구의 근간인 지역 연고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반발이 심했다. 유망주들이 해외로 대거 진출하고, 연고 지역 아마 팀들에 대한 프로의 지원이 줄어 들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그렇게 다시 1차 지명이 부활했다.
 
부활한 1차 지명, 낮아진 계약금

다시 시작된 2014년 신인 1차 지명에는 최초로 10개 구단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후 3년간 1차 지명 선수 가운데 현재 1군에서 붙박이로 활약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2014년 신인으로 뽑힌 넥센 임병욱과 kt 박세웅, 2015년에 지명된 넥센 최원태와 kt 엄상백 정도가 야구팬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지난해 1차 지명 선수 가운데는 아직 프로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다. 갈수록 프로와 아마의 격차가 커지면서 신인이 즉시 전력으로 활약하는 빈도도 낮아진 탓이다.

신인 선수 계약금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거 1차 지명 선수들은 엄청난 계약금을 받았다. 2006년 한기주가 역대 최고액인 10억원을 받았고, 1997년 임선동·2002년 김진우·2011년 유창식은 나란히 7억원의 계약금에 사인했다. 또 2005년 두산 김명제가 6억원, 2006년 유원상이 5억5000만원, 2009년 두산 성영훈이 5억5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그러나 최근 5년간은 2013년 NC에 지명된 윤형배(6억원)를 제외하면 계약금 5억원을 넘긴 선수가 없다. 올해 롯데에 1차 지명된 윤성빈(부산고) 정도가 다시 계약금 5억원 벽을 넘을 선수로 꼽힌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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