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막을 내린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희경 작가와 고현정, 그리고 베테랑 배우들까지 누구 하나 제 몫을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다신 보지 못할 거장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그동안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마니아에게 더 친절했다. 최근작인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에 반해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디어 마이 프렌즈'로 노희경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달라졌다. 이 드라마를 통해 노 작가는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와 주인공으로 지극히 강한 대중성을 얻었다. 어렵거나 은유적이지 않은 '디어 마이 프렌즈'는 그렇기에 더욱 보는 이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찌른다. 청춘이 아닌 노년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어렵지 않고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시청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노희경 작가가 판을 깔아놓으면 그 위에서 즐겁게 노는 이는 결국 배우들이다.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까지. 한 명만 있어도 극의 클래스를 높이는 노년의 베테랑들이 무려 여덟이나 모였다.
누구 하나 연기를 위한 연기를 하는 이는 없었다. 리얼하다 못해 극사실주의에 가까웠다. 쌀을 씻는 손이나 투덜대는 걸음걸이 하나, 눈동자의 움직임 하나마저 철저히 계산된 동작들.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디어 마이 프렌즈'의 가치는 무한 상승했다.
베테랑들 사이에서 열연한 고현정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내레이션을 맡은 스토리텔러로서 '디어 마이 프렌즈'의 중심을 잡은 이가 바로 고현정이었다.
한편, '디어 마이 프렌즈'의 빈자리는 '굿 와이프'가 채운다.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11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전도연의 출연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8일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