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박'이 누구인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라 평가 받고 있는 데얀이 친정팀인 FC서울로 돌아왔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아드리아노와 부활을 알리고 있는 박주영이 건재한 서울에 데얀까지 합류하자 K리그 역대 최강의 공격 조합이 탄생했다고 반겼다.
이들 세 명의 공격수를 합쳐 K리그 팬들은 '아데박'이라 불렀다. 아드리아노와 데얀, 그리고 박주영의 첫 글자를 따 만든 이름이었다. K리그 판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2월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시작되며 '아데박'의 시즌도 처음 시작됐다.
기대는 컸지만 '아데박' 조합의 폭발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시즌 초반 최용수 감독은 아드리아노와 데얀 투톱을 선호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던 박주영은 후반 조커로 투입됐다. '아데박'이 함께 경기에 출전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지 못했던 이유다.
시즌 중반으로 흐르자 박주영의 몸상태도 좋아지고 간혹 '아데박'이 동시 출전했다. 그렇지만 '아데박'의 출전 시간을 짧았고 기대했던 것만큼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세 명을 둘로 나눠 투톱으로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다.
지난 6월 최용수 감독이 떠나고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아드리아노는 징계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 황 감독도 적응기가 필요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황 감독이 자리를 잡아가고 서울도 살아났다. 서울은 리그에서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비상했다. '아데박'도 함께 살아났다. 특히 '여름 데얀'이라 불리는 데얀의 공격력이 유독 돋보였다. '아데박'의 중심도 데안이 잡았다.
'아데박'이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난 8월 24일, 그들은 탄생 이후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서울과 산둥 루넝(중국)의 경기가 바로 그 경기였다.
'아데박'은 생애 첫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다.
전반 18분 박주영의 크로스를 데얀이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0분 조찬호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아드리아노는 후반 23분 데얀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아데박'의 해트트릭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아데박'이 한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동시에 올린 적은 있지만 세 명 모두 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아데박'은 2도움까지 올리며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아데박'이 함께 뛰는 시간 동안에 서울의 공격력은 산둥을 압도했다. 산둥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서울의 공격 전개는 간결했고 세밀했으며 날카로웠다. '아데박'의 힘이었다.
해트트릭과 함께 나온 이런 강렬한 모습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아데박'이 '완전체'로 다가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앞으로 '아데박'의 동시 투입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황선홍 감독도 이런 모습을 격하게 반겼다.
황 감독은 경기 뒤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해 "중국이 많은 투자를 해서 좋은 공격수들을 많이 데려오고 있지만 아드리아노, 데얀, 박주영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우리는 많은 돈을 투자하지는 못하지만 같은 색깔을 공유하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축구를 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만족스럽다. 이런 마음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고 '아데박'을 향한 자긍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