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 3인방 중 한 명인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이 향년 69세로 검찰 조사를 앞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채 한 주민에게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밤 9시께 용산 자택에서 외출 후 귀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에서 비 오너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부회장 자리까리 올라간 인물로 43년 간 롯데에 몸 담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롯데그룹 핵심부에서만 20년 넘게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 '리틀 신동빈'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지난 1973년 롯데호텔 입사를 시작으로 14년간 호텔롯데에서 근무했다. 이후 1987년 롯데쇼핑 이사로 자리를 옮겨 상품매입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관리·영업·매입 등 백화점 경영 3대 요직을 거쳤다. 1998년에는 롯데쇼핑 대표이사직을 지냈다.
2007년에는 정책본부 부본부장(사장) 직책을 맡으며 신 회장을 보좌했다.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살이와 핵심사업을 관장해왔다. 롯데그룹 측은 "이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계열사에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조정해왔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은 이 부회장의 사망 소식에 침통한 분위기다. 롯데그룹 측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이 부회장이 고인이 된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