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와 상당한 승차로 최하위로 떨어진 kt. 하지만 8월 말에 '선발 야구'가 실현되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으로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던졌다.
kt는 지난주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팀 롯데-SK-LG를 차례대로 만난 1승1패씩, 총 3승3패를 올렸다. 약 한 달 만에 주간 승률 5할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진의 호투가 밑바탕됐다. kt 선발진은 지난주 3승 1패, 평균자책점 1.56으로 눈부신 호투를 했다. 시즌 기록은 6.25로 한화(6.50)에만 앞선 9위다.
넥센에선 웨이버공시돼 kt로 옮긴 피어밴드는 24일 롯데전에서 6⅔이닝 동안 무자책(1실점)을 기록했다. 다음날 정성곤은 SK전에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밴와트가 26일 전 소속팀 SK를 상대로 6⅔이닝 2피안타 1실점(무자책)했다. 3경기 연속 무자책점. 27일 LG전에선 로위가 6이닝 2피안타 4실점(2자책점)으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 행진을 이어나갔다. 팀 최장기록이다.
주권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28일 LG전에서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QS 행진은 주권이 6회 1사 뒤 타구에 왼발을 맞고 교체돼 아쉽게 끊어졌다. 투구 수는 67개였다.
'선발 로테이션 구축'은 kt가 지난해부터 설정했던 과제였다. 올시즌 초반 잠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기도 했다. 젊은 국내 투수들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내·외국인 투수의 동반 부진으로 구상을 접어야 했다. 마리몬과 피노를 방출하며 피어밴드와 로위를 새로 데려왔다. 특히 6월 14일 한화전(장시환 6이닝 2실점) 이후 8월 10일 넥센전 (주권 6⅔이닝 3실점)까지 약 두 달 간 국내 선발 QS가 없었다.
선발투수가 초반 대량실점하니 경기를 뒤집기 어려웠다. kt는 올해까지 신생팀 특혜로 외국인 선수 4명과 계약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3명으로 줄어든다. 외국인 투수는 두 명까지 쓸 수 있다. 여기에 창단 이후 kt에서 가장 많은 43경기에 선발 등판한 정대현은 올 시즌 뒤 군 입대 예정이다. 주권과 정성곤의 최근 호투가 더 없이 반갑다.
조범현 kt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최근 몇 경기 계속 잘 던져주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