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야구가 채택된 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6회 연속 세 나라가 아시안게임 금 은 동 메달을 나눠가져갔다. 지난 25일 발표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에서도 한국과 일본, 대만이 톱 5안에 자리하며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그 밖에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아시아 국가가 없을 정도로 전력 차가 크다.
WBSC 랭킹에서 '빅3' 다음에 중국이 19위, 파키스탄이 23위, 홍콩이 25위에 자리하고 있다. 허구연 KBO 야구발전위원장은 "필리핀(29위)은 1950년대에는 한국보다 야구 수준이 높았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며 국제대회에 자주 참가하지 못했다. 경비 문제로 불참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며 "야구 전통이 있기 때문에 수준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1954년 제1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개최국이자 우승국이다.
허 위원장은 "파키스탄보다 인도네시아(71위)의 수준이 더 높다. 인도네시아는 일본 회사 주재원들이 야구를 보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키스탄은 영연방 국가라 야구의 친척 뻘인 크리켓이 유명한 곳이다. 군부대 야구팀도 있다. 신체조건도 좋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운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가장 눈여겨 볼 국가는 베트남(순위 없음)이다. 허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 조만간 야구장이 오픈할 예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됐는데 야구장이 건설되면 빠른 속도로 발전하지 않겠나. 국가 경제가 좋아지다 보니까 야구가 성행하는 국가 주재원이 많아진 것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전했다.
이만수 전 SK 감독(현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야구를 전파 중인 라오스도 마찬가지다. 이 전 감독은 현재 라오스 야구협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태권도 협회가 라오스에 만들어지는데 10년 정도가 걸렸다고 하는데, 1년 만에 야구협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협회가 설립되면 체계적인 야구 행정과 선수 육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허 위원장은 "2010년에 캄보디아에 '허구연필드'를 만들었고, 이만수 감독이 노력하고 있는 라오스에도 야구장이 만들어지면 의미가 크다. 한국인이 야구를 보급했다는 이미지를 주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 아닌가"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