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황정민부터 주지훈·곽도원·정만식까지 지독한 악인으로 변신한다. 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정만식이 영화 '아수라'(阿修羅)에서 역대급 악인을 연기한다.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 김성수 감독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서로 물고 물리는 인물들의 관계가 설화 ‘아수라도’와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했고 바로 여기서 '아수라'의 제목을 따왔다. '아수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5명의 주요 캐릭터가 모두 악인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관심이 높다.
▶정우성 먼저 정우성이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지독하고 악한 인물을 선보인다. 극 중 정우성은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치료비를 위해 악덕 시장 황정민(박성배)의 온갖 더러운 뒷일을 처리해 주며 돈을 받아온 비리 형사 한도경으로 분한다. 악덕 시장과 그를 잡으려는 검찰 사이에서 태풍의 눈이 되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한도경을 통해 처절함과 악함을 오가는 입체적인 매력을 선보일 정우성은 상처 가득한 얼굴과 처연한 표정을 통해 강렬한 드라마를 표해낼 전망이다. 정우성은 “'아수라'는 김성수 감독님과의 오랜 인연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기존의 정우성의 눈빛과 말투, 행동과는 다른 한도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황정민 황정민은 각종 비리와 이권에 혈안이 된 악덕 시장 박성배 역으로 등장한다. '신세계'의 의리파 보스, '국제시장'의 아버지, '베테랑'의 행동파 광역수사대, '히말라야'의 휴먼 원정대장, '곡성'의 무당까지. 휴먼 드라마부터 느와르, 갱스터, 코미디, 오컬트 스릴러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매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력과 흡입력으로 남녀노소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어온 배우 황정민. 그가 이번 '아수라'에서 선(善)의 흔적이라고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악덕 시장 박성배로 분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할 예정이다. 박성배는 공직선거법 위반, 부동산 개발 비리, 증인 납치, 살인교사 등 온갖 나쁜 짓은 다 하면서 유권자들 앞에서는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는 두 얼굴의 시장으로, 이익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잔혹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죄를 은폐하고 보호해주던 정우성(한도경)을 충견처럼 여겨왔지만 그의 행동이 수상쩍게 느껴지자, 그 자리에 새로운 충견 주지훈(문선모)를 들이는 등 본격적인 악당으로서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모습을 통해 ‘악’ 그 자체를 실감나게 묘사할 예정이다. 황정민은 "인간적인 모습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다중적인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집중하려고 했다"며 박성배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주지훈 주지훈은 악으로 물들어 가는 형사로 변신한다. 드라마 '궁'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 '키친' 등 달콤한 로맨스 장르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주지훈은 영화 '좋은 친구들'과 '간신'을 통해 선과 악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변신에 성공했다. 그런 그가 '아수라'를 통해 또 한 번 악인 연기에 도전한다. 온통 악인으로 가득한 '아수라'의 세계에서 정우성을 친형처럼 믿고 따르며 순수하리만큼 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지훈은 악의 축인 황정민을 만난 후 악으로 물들어간다. 정우성의 뜻으로 황정민의 수하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능력을 인정 받고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주지훈은 자신을 아무 것도 모르는 후배로 취급하는 정우성이 거슬리기 시작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끝을 알 수 없는 곳으로 치닫는다. '아수라'의 다른 캐릭터들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쫓는 절대적인 '악'을 보여준다면, 유일하게 선에서 악으로 변모해가는 캐릭터인 문선모는 선과 악, 두 가지 얼굴을 모두 가진 배우 주지훈을 만나 더욱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선망과 야심 사이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이 폭주하는 문선모를 연기한 주지훈은 극에 몰입도를 더하며 관객들을 악의 지옥도로 빠져들게 만든다.
▶곽도원 곽도원은 독종검사 캐릭터로 악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악질 검사 역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곽도원은 '변호인'에서 일그러진 애국심과 신념을 가진 고문 경찰로 분해 공권력의 맨 얼굴을 소름 끼치게 묘사하며 단숨에 한국 악역의 한 전형을 만들었다. 악역을 연기할 때 조차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공감을 자아냈던 곽도원은 최근 영화 '곡성'에서 평범한 경찰이자 아버지인 한 남자가 경험하는 복잡하고 처절한 감정을 완벽히 담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인 곽도원은 이번 '아수라'에서 악덕 시장 황정민을 잡기 위해 기획 수사의 판을 짜는 독종 검사 김차인 역을 맡아 악의 한 축을 이룬다. 극 중 곽도원은 황정민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그 동안 정우성이 황정민의 지시로 저지른 나쁜 짓들을 약점으로 내세우며 죄를 입증할 증거를 가져오라고 협박한다. 법과 정의의 편에 섰어야 했던 곽도원은 말끝마다 대한민국 검사로서의 프라이드를 강조하지만, 정작 그가 쓰는 방법은 협박, 불법 체포, 감금, 폭행 등 그가 잡고자 하는 악당들과 다를 바 없다. 곽도원은 김차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권위적이고 안하무인이면서도 권력과 힘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처절할 정도로 비굴하고 비겁한 본성이 드러나는 인물이다"라며 "또 검사 역할을 맡게 되어 고민이 많았다. 김차인이라는 인물을, 검사로서 사건을 수사하는 모습과 인간으로서의 본능과 내면을 함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정만식 정만식은 검찰수사관 역할로 한층 더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베테랑'·'내부자들'·'대호'까지 뇌리에 깊이 박히는 캐릭터와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끈 정만식. 전사의 얼굴과 인자한 옆집 형님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강렬한 얼굴로 김성수 감독을 사로잡은 정만식은 '아수라'에서 검찰수사관 도창학 역으로 분해 눈빛만으로도 위협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도창학 캐릭터는 거친 수사 방식으로 곽도원(김차인) 검사 아래에서 정우성(한도경)을 직접 압박하는 사냥개 검찰수사관 역할로 공권력의 악랄함을 선보인다. 정우성의 약점을 틀어쥐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집요하게 목을 조여가며, 협박과 조롱은 물론, 필요 시에는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등 악인의 수단을 이용하지만, 정의를 위한 행위라고 믿는 확고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캐릭터 캐스팅이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의 선 굵은 카리스마를 발산한 정만식은 "'아수라'는 겁이 날 정도로 정말 센 작품이었고, 정말 매력 있는 작품이다. 읽으면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며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김성수 감독은 "'도창학'은 정의로운 수사관처럼 보이기도 하고 불법을 자행하는 인물로도 보인다. 정만식 배우가 가진 남자다움과 비겁한 짓은 하지 않을 것 같은 남성적 이미지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수라'는 9월 28일 개봉.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