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은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온 원조 모바일 게임 개발사이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하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특히 2013년 경쟁사였던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고성장하는 동생 컴투스에 비해 더디게 성장하며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도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2015년 20만원을 육박하던 주가가 현재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게임빌이 다시 한 번 비상에 나선다. 대작급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들을 앞세워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RPG 신작 6종 4분기부터 출격 게임빌은 지난달 30일 신작 발표회 'RPG 더 넥스트'를 가졌다. 2005년 11월 프로야구 게임 출시 행사 이후 11년 만에 여는 첫 공식 행사이다.
그런 만큼 이날 공개된 6개의 신작들은 모두 2년 이상 공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대작급 모바일 RPG이다. 게임빌이 자체 개발작 2종(나인하츠·로열블러드)와 유명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한 3종(데빌리언·아키에이지 비긴스·A.C.E), 전략 RPG '워오브크라운' 등이다. 특히 눈에 띄는 신작은 게임빌이 처음 시도하는 모바일 MMORPG인 '로열블러드'이다. 전문 작가가 참여해 심도 있게 만든 시나리오 플레이와 이용자 간 협력과 경쟁, 타 진형과의 100대 100 대규모 전투, 대규모 레이드 등이 특징이다. 또 주목되는 신작은 블루홀 지노게임즈의 유명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한 풀 3D 액션 RPG '데빌리언'이다. 인간 캐릭터로 시작해 분노 게이지를 모아 악마와 인간이 합쳐진 데빌리언으로 변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변신 시스템은 전투 상황에서의 단순한 캐릭터 변신을 넘어 게임 전반에 적용된다. '아키에이지 비긴스'는 엑스엘게임즈의 PC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를, 'A.C.E'는 드래곤플라이에서 제작한 '에이지오브스톰'를 각각 원작으로 한 모바일 RPG이다.
이들 신작은 올 가을부터 글로벌 원빌드(동일한 버전으로 여러 나라에 서비스하는 것)로 출시될 예정이다. 데빌리언과 나인하츠는 오는 4분기, 아키에이지 비긴즈와 A.C.E·워오브크라운은 내년 1분기, 로열블러드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송재준 부사장 "글로벌서 RPG 가능성 있어" 게임빌이 그동안 모바일 RPG를 간간히 선보였지만 이번처럼 대작급 신작들을 대거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은 국내처럼 모바일 RPG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게임빌이 RPG를 대거 선보이는 것은 그만큼 시장성과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이다.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는 RPG가 포화이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그렇지 않다"며 "미국과 유럽은 톱10에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RPG로는 유일하게 들어가 있다. RPG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머너즈 워는 2014년 세계 시장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49개국 애플 앱스토어, 10개국 구글 플레이에서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다. 북미·아시아·유럽 등 주요 국가를 포함한 총 106개국 애플 앱스토어, 91개국 구글 플레이서 매출 순위 톱10에 진입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송 부사장은 이번 신작들이 한국형 RPG에 차별화를 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많은 한국 RPG들이 해외에 나가 잘 안되는 이유가 그래픽과 몬스터 잡기 등에만 집중하는 비슷한 게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해외 이용자들은 이보다 게임을 하는 과정을 더 좋아하는데 여기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된 RPG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