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42)은 지난 8월 23일 성폭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후 9일 만인 9월 1일 경기도 분당경찰서로 소환돼 6시간 동안 피고인 조사를 받았다. 오후 2시부터 8시20분까지 이어진 이번 조사에서 경찰 측은 문제의 오피스텔 방문과 성관계 강제성 여부, 고소인 A씨와의 관계, 고소 내용에 따른 실제 정황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소속사 측을 통해 고소인 A 씨에 대한 반박 입장을 표명한 엄태웅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는 약속(?)대로 이 날 경찰이 묻는 질문과 여러 의혹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취재진 앞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사과없이, 해명없이 "경찰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을 소명하겠다"는 짧은 한 마디만 남겼다.
조사가 끝난 후에도 엄태웅은 빠르게 경찰서를 빠져 나가 귀가했다.
최근 남자 연예인들이 '성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부남' 엄태웅까지 걸려 들면서 대중은 더 이상 실망할 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엄태웅은 사생활을 철저히 감추려는 여느 연예인들과 달리 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까지 공개하며 매주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했다. 물론 그 모습도 꾸밈없는 엄태웅의 단면이겠지만 대중은 이번 사건을 통해 TV에서 보여진 모습은 엄태웅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고 실망했고 분노했다.
수사 결과가 발표된 것이 아니기에 어떠한 말도 섣불리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중은 '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의 진위 여부겠지만 왜 이러한 치명적인 스캔들에 엄태웅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냐는 궁금증을 끊임없이 내비치고 있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의구심이 깔려있다.
어쨌든 성 스캔들이고 엄태웅의 하늘은 무너졌다. 솟아날 구멍은 명백하게 진실을 밝히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 오피스텔에 방문조차 하지 않았고,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이다.
경찰 측은 고소인 A씨와 엄태웅의 진술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 하다면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시행할 방침이다.
엄태웅 소속사 키이스트 측은 지난 26일 "확인 결과 고소인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과 관련한 모든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또한 고소인에 대해서는 무고 및 공갈협박 등으로 인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첫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누구보다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엄태웅이 소속사 측이 밝힌대로 모든 의혹을 깨끗하게 털어낼지, 아니면 자신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지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엄태웅은 올해 1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마사지업소에서 A(35·여)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달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달 22일 검찰은 분당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A씨는 고소인 신분으로 이미 한 차례 진술을 마쳤다. 구체적으로 피해 내용을 진술했지만 증거물은 제출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