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팀의 변화]②공격, '직선으로 상대를 부숴라'

"중국전을 교훈삼아 시리아전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겠다."

울리 슈틸리케(6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출사표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시리아와 일전을 치른다. 시리아는 약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48위, 시리아는 105위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6전 3승2무1패로 앞서 있다. 한국의 승리를 쉽게 전망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리아전을 앞둔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승리를 위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변화 없이는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중국과 1차전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전에서 3-0으로 리드하다 내리 2실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3-2로 이겼지만 개운치 못한 승리였다. 문제점이 더 많이 드러난 한 판이었다.

그래서 공격과 중원, 수비 그리고 골키퍼까지 모든 포지션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는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의 선발이 유력하지만 전문 원톱 자원인 황의조(23·성남 FC)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2선 공격진에서는 소속팀으로 돌아간 손흥민(24·토트넘)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이재성(24· 전북 현대)이 왼쪽 날개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중원은 기성용(27·스완지 시티)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중국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보였던 수비 라인도 변해야 한다. 중국전에 나서지 않았던 김영권(26·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이용(30·상주 상무) 출전이 유력하다.

골키퍼도 중국전에 나섰던 정성룡(31·가와사키 프론탈레)이 아닌 다른 인물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시리아는 1차전에서 FIFA 랭킹 55위의 강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질식 수비'를 선보여 효과를 봤다. 이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29분에 1골을 넣으며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 한국의 변화가 빨리 진행되는 이유다.

 

◇직선 공격이 해법이다

"직선적인 플레이로 상대의 수비벽을 깨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시리아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 내린 특명은 이랬다. 상대의 빽빽한 수비 벽을 뚫을 수 있는 방법은 직선으로 날아가는 비수같은 공격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런 전술을 짜낸 것은 시리아의 '질식 수비' 때문이다. A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시리아는 앞서 치른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0-1로 패했지만 끈끈한 수비 전술이 돋보였다. 반대로 우즈베키스탄 공격진은 당황했다. 고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29분에야 겨우 1골을 넣을 수 있었다.

한국과 경기에서 선수비 후공격 위주의 경기로 재미를 봤던 중국과 비슷했다. 시리아 역시 한국전에서 '질식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 하고 역습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전제로 시리아의 촘촘한 수비 진영을 깰 방법을 찾는데 골몰했다.

해답은 직선적인 축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말레이시아 출국 전 "시리아전에서는 조금 더 직선적인 플레이를 해야만 상대의 수비벽을 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가 막아선다고 해서 공을 돌리지 말고 더 과감한 침투 패스와 전방 돌파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제아무리 전열이 단단한 팀이라도 순간적이고 빠른 침투가 계속되면 수비 라인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미 머뭇거리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한국은 중국과 1차전에서 상대의 촘촘한 수비망을 제대로 뚫지 못하고 횡패스와 백패스에 의존하다가 3-2 신승을 거둔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 뒤 지적된 부분을 받아들이겠다"며 "더 꼼꼼하게 시리아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입성한 태극전사들이 침투 패스와 논스톱 패스를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깨는 훈련부터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들은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와 슈팅 연결에 시간을 보냈다. 또 미드필더를 통과해 측면으로 이어지는 패싱 훈련을 반복했다. 모두 빠른 전진 패스와 동료의 움직임에 정확히 맞춰 볼을 내주는 타이밍에 초점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최전방과 2선 공격진이 움직일 때 미드필더 진영에서 적시에 예리한 패스를 찔러줄 수 있어야 시리아전을 대승으로 이끌 수 있다고 봐서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중국전을 담은 영상을 되돌려 보며 복기를 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공격진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중국전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인 지동원이 유력하다. 그는 6년 전 시리아를 상대로 골을 넣은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동원에 원톱 전문 자원인 황의조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FIFA는 "황의조가 지동원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막내 황희찬(20·잘츠부르크)도 A매치 선발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직선적인 공격'을 펼치며 A대표팀에 발탁된 황희찬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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