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첫 방송된 tvN 월화극 '혼술남녀'는 노량진 학원가에 입성한 박하선(박하나)과 노량진 1타 강사 하석진(진정선)의 첫 만남, 그리고 백수 공명(공명)과 노량진 공시생 키(기범) 김동영(동영)의 '웃픈' 사연이 그려졌다.
박하선은 일하던 학원이 문을 닫은 후 시급 3만원을 받는 강사로 처음 노량진 학원가에 들어왔다. 학력도 경력도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박하선이 할 수 있는 것은 학원 선배 황우슬혜(황진이)와 원장의 비위를 맞추는 것. 회식을 하며 폭탄주를 만들고 무반주 '픽미' 춤까지 추며 박하선은 살아남기 위해 분투했다.
하석진은 무려 100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학원을 옮긴 1타 강사. 고퀄리티 스펙에 성격은 쓰레기라는 뜻의 고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석진은 모든 것을 뜻대로 해야 직성이 풀렸다. 혼자 마시는 술마저 혈중 알코올 농도 0.08%를 넘지 않아야 하는 남자였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하석진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인터넷엔 그가 학력을 위조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석진은 신경질적으로 직접 그 게시글을 삭제했다.
공시생들의 삶은 현실적이었다. 김동영은 여자친구를 만나면서도 낡은 동아리 단체 티셔츠를 입었다. 시험에 낙방해 고시원에 다 울리도록 펑펑 울기도 했다. 공명과 키, 김동영은 소주 한 잔 기울이다가도 공시생을 무시하는 아저씨와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 모두 하루를 마감하며 혼자 술잔을 기울였다. '혼술남녀'의 등장 인물들이 혼자 술을 마시는 이유는 사회 생활 혹은 수험 생활로 얻은 피로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다. 이들에게 고된 일상을 잊게 해 주는 건 귀가 후 홀로 마시는 술 한 잔이다.
이 드라마는 이 인물들이 왜 한 잔 술을 찾을 수밖에 없는지를 그린다. 노량진 1타 강사든, 회식 자리에서 '픽미' 춤을 출 수밖에 없는 초보 강사든, 백수인 부잣집 아들이든, 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공시생이든 모두 이 사회의 '미생'이란 이야기다.
'혼술남녀'에선 술 냄새만 나는 게 아니라 사람 냄새도 물씬 풍긴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마시는 술 한 잔에 덩달아 치유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