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터지게 치열한 월화극 싸움 속 MBC '몬스터'는 3번의 다른 경쟁작을 만나 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50부작 장편드라마의 힘을 내세워 어느 경쟁작이 오든 묵묵하게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몬스터'가 누가 와도 중간을 지키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3번의 맞대결…월화극 3파전 꾸준한 2위
지난 3월 28일 지상파 3사는 나란히 새 월화극을 론칭했다. SBS는 장근석·여진구를 앞세운 사극 '대박', KBS는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한 박신양표 '동네변호사 조들호', MBC는 장편드라마 '몬스터'로 맞대결을 벌였다. 첫 대결에서 '몬스터'는 3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강지환의 아역 연기를 소화한 비스트 이기광의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을 탔고 결국 2위로 올라섰다. 의학드라마 2편과의 경쟁에서도 '몬스터'는 2위 자리를 지켰다. SBS '닥터스'와 KBS '뷰티풀 마인드'가 동시에 시작된 상황에서 고정 팬층을 유지하며 중간 성적을 이끌고 갔다. 현재 세 번째 경쟁작인 사극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KBS '구르미 그린 달빛'이 19%대를 돌파하며 압도적인 시청률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 그 뒤를 이어 '몬스터'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은근한 중독성에 끌려 vs 장편드라마 관성적 시청층 유도
2위를 지키고 있는 '몬스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 때문에 은근한 중독성에 이끌려 '몬스터'를 시청하게 된다는 입장과 장편드라마의 관성적 시청층 유도를 통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뿐이라는 입장으로 엇갈리는 것. 한 시청자는 "'몬스터'의 이야기가 어디로 흐를지 종 잡을 수 없다. 스토리가 현실적이진 않지만 묘하게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은근한 중독성에 이끌려 시청하고 있다"면서 "중년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 역시 '몬스터'의 몰입을 돕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방송관계자는 "경쟁작들의 편성 꼼수와 화려한 스타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몬스터'가 거두고 있는 성적은 흥미롭다. 화제성은 경쟁작들에 밀리나 시청률은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몬스터'의 2위에 대해 "장편드라마는 관성적인 시청층을 유도한다. 장편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편드라마의 시청률 10%는 결코 잘 나왔다고 할 수 없다. 50부작의 10%는 미니시리즈의 10%만 못하다"고 평했다. 이는 습관적으로 보다 보니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보는 고정 시청층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어 정 평론가는 "장편드라마가 잘 되면 시청률도 가져가고 파급력도 큰 데 실패하기 시작하면 그 부담이 배로 온다. '몬스터'는 50부작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화제성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다. 50부작의 진지함을 가져가야 하는데 만화 같은 설정이 많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깊이 있게 다뤄져야 할 부분도 하나의 가상극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