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11일 프로야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승부 조작'과 '올림픽', '폭염'이라는 삼대 악재를 극복했다.
일요일인 11일, 오후 2시에 열린 4경기에서 5만6307명 관중이 찾았다. LG와 롯데의 맞대결이 열린 잠실구장에 1만7413명이 입장했다. 이승엽(삼성)의 한일통산 600홈런 기록 달성에 관심이 모아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1만2872명이 들어찼다. 고척돔(넥센-두산)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한화-SK)는각각 1만5142명, 1만880명 관중이 입장했다. kt-KIA전이 열린 수원에선 1만951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KBO리그는 10일까지 630경기에서 관중 730만8935명이 입장했다. 이날로 올 시즌 관중 숫자는 738만4752명이 됐다. 지난해 달성한 최다 관중 기록 736만530명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시즌 635경기 만으로 2015년 최종 경기 숫자인 720경기보다 85경기 앞선다. 시즌 95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사상 최초 8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 KBO는 "835만명 기록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KBO리그는 2007년 이후 9년 만에 평일 개막으로 관심을 모았다. 4월1일 5개 구장에서 8만5963명이 찾아 역대 평일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무려 11만4085명이 입장해 역대 하루 최다 관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충일 연휴 기간인 6월5일에는 10만9352명이 야구장을 찾아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호사다마. 순항하던 KBO리그는 여름 들어 대형 악재를 만났다. 7월 2012년 이후 4년 만에 승부 조작이 터졌다. 이태양(전 NC)이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았고, 유창식(KIA)은 지난 2014년 승부 조작을 벌인 사실을 자수했다.
이에 앞선 1월엔 임창용과 오승환이 해외원정도박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6월에는 롯데 외국인 선수 짐 아두치의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프로야구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KBO와 구단은 예년에 비해 투명하고 빠른 응급 대응을 했다는 평가다.
8월엔 전세계 스포츠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다. 전통적으로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메가이벤트는 KBO리그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7~8월에는 역대 최고 폭염이 한반도를 찾아왔다. 일간스포츠는 지난해와 올해 8월 1~21일 프로야구가 열린 구장 평균기온을 조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상승한 31.7℃였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인 8월 평균 관중은 1만4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589명)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무더웠던 7월에는 1만1520명으로 2015년(9329명) 대비 23.5% 증가했다.
KBO리그는 8월11일 시즌 509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2년(419경기)과 2011년(466경기)에 이어 역대 3번째 최소 경기수 기록이었다.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치열한 중위권 싸움은 흥행에 불을 지폈다. KBO리그는 지난 4일 통산 3번째이자 2년 연속 700만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날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새 야구장 두 곳이 개장하며 프로야구 팬의 관람 편익을 증진시켰다. 2년째 시행 중인 와일드카드 제도는 하위권 팀 팬들의 시선도 야구장에 묶어둘 수 있었다. 관중을 모시려는 각 구단의 마케팅 노력도 늘어났다. 하지만 대중의 기호는 변덕스럽고, 스포츠 외에도 프로야구의 경쟁자는 많다. 올시즌 최종전에서 확정될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 십 수년 동안 깨지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