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금강(27)은 인하대 재학 시절인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곧바로 제9구단 NC의 트라이아웃에 도전했고 신고선수로 겨우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만큼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3년 1군에 데뷔했지만 2년 동안 승리 없이 2패 4홀드만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군 필승조로 거듭나며 6승 14홀드 1세이브 5패 평균자책점 3.71로 두각을 나타냈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우려도 있었다. 지난해 너무 많이 던졌다. 팀 시즌 일정의 54.2%인 78경기에 나섰다. 80경기에 등판한 임정호에 이어 NC 불펜투수 최다등판 공동 2위였다. 8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투구수 1503개를 기록했다. 2015시즌 85이닝을 넘긴 구원 투수는 권혁(112이닝)과 박정진(96이닝 이상 한화), 조상우(넥센 93⅓이닝), 그리고 최금강이었다. 2014년 1군 등판 기록이 5이닝(투구수 79개) 밖에 되지 않은 걸 감안하면 투구 이닝과 투구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어깨가 버텨줄지 의문이었다. 조상우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최금강의 '건강'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최금강은 2016시즌에도 별 탈 없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18일까지 49경기에 등판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98⅔이닝을 소화했다.
이닝수는 지난해만큼은 위험해보이지 않는다. 8월초부터 선발로 8경기 42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구원으론 41경기 56⅔이닝이다. 지난해 불펜 필승조에서 올해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데뷔 첫 100이닝 돌파도 눈앞에 뒀다. 18일 인천 SK전에서는 5⅓이닝 3실점으로 국내 선수로는 NC 구단 역사상 6번째로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이태양이 승부조작 스캔들로 팀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최금강이 그 공백을 채웠다.
우려는 남아 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최금강은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127경기에 등판해 3181구를 던졌다. 잦은 등판으로 도마에 올랐던 박정진(한화·3032구)보다 149구 많다. 최금강은 "(선발투수로) 5일에 한 번씩 나가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는 없다. 대신 선발로 나가면 중간투수들을 쉬게 해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계속 선발로 나가고 있어 특별히 힘들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