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의 투구 내용은 흠 잡을 것 없었다. 그러나 '홈 백업'이라는 기본적인 플레이를 망각했다. 그의 아쉬운 플레이는 팀 패배와 직결됐다.
카스티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1로 앞선 3회 1아웃 상황에서 이재우를 구원 등판했다. 중간에서 허리를 단단히 책임졌다. 카스티요는 6회까지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총 85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5㎞를 기록했다. 팀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지만 롱릴리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카스티요는 1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나성범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흔들리지 않았다. 테임즈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해 1루수-포수-3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했다. 위기를 넘긴 카스티요는 4회 선두 타자 이호준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권희동에게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좌익수 이성열의 빠른 송구로 타자 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모창민까지 내야 땅볼로 아웃시켜 4회를 마쳤다. 5회는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카스티요는 2-1로 앞선 6회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나성범을 내야 뜬공 처리했지만, 테임즈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박민우의 주력을 감안하면 동점은 어쩔 수 없는 상황. 한화 야수진은 중계 플레이로 홈을 택했다. 접전의 상황에서 박민우의 발이 빨랐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포수 허도환이 박민우와 엉키면서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공이 뒤로 빠져나갔지만, 백스톱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테임즈는 무사히 3루에 안착했다.
홈 송구가 나올 때 투수는 포수 뒤쪽으로 백업 플레이를 가야 한다. 그러나 카스티요는 마운드 근처에서 중계 플레이를 멀뚱히 지켜봤다. 기본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아 스스로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자신에게 화가 났을까. 카스티요는 이호준을 상대하다 폭투를 저질렀다. 3루 주자 테임즈가 홈을 밟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기본기 '태만'이 불러온 재앙이었다. 한화는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2-7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