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Dol'은 일간스포츠의 인기 인터뷰 '취중토크'의 젊고 가벼운 스핀오프 버전입니다. 차세대 K팝, K컬처를 이끌 트렌디한 스타들의 톡톡 튀는 요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tvN 월화극 '혼술남녀'는 시트콤을 닮은 드라마다. 여주인공 박하선이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남자주인공 하석진의 극 중 별명은 '고쓰(고퀄리티 쓰레기)'다. 남녀주인공 가리지 않고 웃음을 위해 몸을 던진다. 그 중에서도 안방극장의 웃음을 가장 열심히 훔치는 신스틸러는 바로 황우슬혜(37)와 민진웅(30). 황진이 역의 황우슬혜와 노량진 학원가의 푼수떼기 영어 강사로, 민진웅 역의 민진웅은 성대모사에 목숨 거는 행정학 강사로 열연 중이다.
코믹 영화 '미쓰 홍당무'(2008)를 통해 데뷔한 황우슬혜는 지금껏 무척 다양한 연기를 해왔다. 영화 '과속스캔들'(2008)에선 단아했고, '장수상회'(2015)에선 당돌했다. MBC '위대한 조강지처'(2015)를 통해서는 화끈하고 솔직한 연상녀로 분했다. '혼술남녀'의 황우슬혜는 지금까지의 황우슬혜를 모두 잊게 할 정도로 강렬하다.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의상을 입고 가끔은 속살을 보이며 자신의 수업 학생수를 늘린다. 결혼을 위해 혼전 임신을 감행하기도 하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막춤을 추기도 한다. 이처럼 푼수 같으면서도 여우 같은 황진이는 '왜 이제야 만났나' 싶을 정도로 황우슬혜에게 맞춤 역할이다. 시청자는 그에게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연기 경력 9년차의 황우슬혜에 비하면 민진웅은 초짜 신인 배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그는 27세였던 3년 전 영화 '보이콧 선언'(2013)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성난 변호사'(2015)·'검은 사제들'(2015)·'동주'(2015)·'특별수사'(2015) 등 짧은 시간임에도 다작했고, SBS '용팔이'(2015)에선 주원의 경호원으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혼술남녀'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성대모사의 달인 민진웅 역. 매 회 한 인물 이상의 성대모사를 해내며 드라마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혼술남녀'의 신스틸러이자 소속사 화이브라더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황우슬혜 민진웅을 만났다. 드라마의 인기 상승에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는 두 사람은 시청률 공약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무조건 사비로 컵밥 150인분 쏠게요. 까짓거 못할 게 뭐 있어요?"라고 말하는 황우슬혜, "전 가난하니까 50인분만"이라며 장난스레 딴지를 거는 민진웅의 유쾌한 에너지는 마치 혼술 한 모금과 같았다. 하루의 피로를 씻게 하는 혼술 한 모금처럼, 인터뷰어의 피로도 잊게 하는 입담의 두 배우였다. -진웅씨는 성대모사 준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애하나요? (민) "캐릭터마다 달라요. 포인트를 집어 내야 하니 어떤 캐릭터든 최소한 삼사일은 걸리죠. 아직도 보여드릴 성대모사가 엄청 많이 남아 있어요. 성대모사를 원래 잘하는 건 아니에요. 처음 오디션도 김동영 역할로 봤죠. 현장에서 갑자기 (유아인의) '어이가 없네' 대본을 주시는 거예요. 갑자기 해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죠."
-아이디어는 누가 내나요? (민) "작가님이 내세요. 대본 상 맥락있게 성대모사가 등장해야 하니까요. 저에게'재밌는 것 없니. 하고 싶은 것 없니' 물어보시기도 해요. 어떤 회는 3~4명 성대모사를 해야할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멘붕'이 와요."
-성대모사 촬영하다 많이 웃을 것 같아요. (황) "촬영할 때 웃으면 안되니까 미리 웃어 놔야죠. 재미없다고 구박해야 하는 입장인데 미리 들어놨다가 웃어야지 촬영할 때 웃으면 안되니까요." (민) "(하)석진이 형이 제 성대모사를 참 좋아해요. 제 개그코드와 잘 맞나봐요. 한 번은 5분 동안 계속 웃어서 촬영 진행이 안 됐었던 적도 있어요." -현장 반응이 가장 좋았던 성대모사는요? (민) "'내부자들'과 '곡성'이요. '곡성'은 저도 신나게 했어요. 옷은 황정민 선배님인데 옷은 김환희였잖아요. 개인적으로 성대모사에 소질은 없어요. 성대모사를 해보면 재밌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건 '쇼미더머니'의 래퍼분들이요. 비와이 '찹찹찹'·킬라그램 '냥냥냥' 이런 것들이요."
-진웅씨는 TV를 많이 보나 봐요. (민) "이동할 때 TV를 많이 봐요. '무한도전'은 무조건 보고요. 요즘은 '아는 형님' 김희철 형님이 정말 웃겨요. (황) "덕분에 진웅씨가 기본적으로 코믹한 감각을 갖고 있죠."
-성대모사 덕분에 광고 출연 제의 많이 들어올 것 같아요. (민) "아닙니다. 연락 많이 안 왔습니다." (황) "많이 들어올 걸요? 제가 진웅이한테 이제 안 궁핍해질 거라고 그랬어요." (민) "돈 많이 벌게 되면 누나한테 노량진 뷔페 쏠게요. 5천원만 내면 다 먹어도 돼요."
-이렇게 성대모사로 빵 터질 줄 알았어요? (민) "아니요. 그냥 매 회 부담감을 안고 해요. 민도리코라는 별명은 감사할 뿐이죠." -진웅씨는 연기를 늦게 시작했어요. 게다가 전교 1등을 하던 수재였다고요. (민) "고 3때 전교 1등을 하긴 했어요. 그냥 내신 반짝 공부를 열심히 했거든요. 그러다 대학을 수시로 갔는데, 시간이 남으니 어머니가 간호조무사 자격증 학원과 연기 학원을 보내셨어요. 그러다 여기까지 흘러왔죠. 집에서 연극영화과 진학을 지원해주시지는 않았어요. 연기에 대한 애정보다는 그냥 공부에서 도망간 거예요. 공부할 때는 억지로 앉아 있었는데, 연극영화과 시절엔 학교 귀신이었어요. 다같이 이야기도 하고 연습도 하고 밤샘도 하고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연기를 잘 하지는 못했어요. 지금 연기하는 걸 보면 대학 친구들이 놀라워할 정도죠."
-인생의 목표가 한달 15일 이상 일하는 것이더라고요. (민) "한달 15일 이상 일할 수 있으면 성공한 것 같았어요. 최근 두 달은 그렇게 일하고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게 워낙 기복이 심한 직업이잖아요. 궁핍하기도 하고요. 안정감 있고 싶었어요."
-진웅씨는 실물이 잘생기셨네요. 소속사에선 별명이 김우빈이라고? (황) "헤어스타일에 따라 얼굴이 달라져요." (민) "머리가 잘생겼다 못생겼다 하는 건가 봐요. 김우빈이라고는 쓰지 말아주세요. 저 죽을 수도 있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