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나홍진 감독) 외지인 쿠니무라 준은 9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야외 무대인사에 참석했다.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곡성' 주역들이 불참한 가운데 쿠니무라 준은 나홀로 미(美)친 존재감을 뽐내 화제를 모았다.
이 날 쿠니무라 준은 한국에서 쿠니무라 준의 입지를 높인 '곡성'과 나홍진 감독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는가 하면, 최근 출연한 MBC '무한도전' 촬영 뒷얘기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외지인의 매력을 엿보이게 했다.
8일 부산에 도착했다는 쿠니무라 준은 "잠시 호텔에서 멍하니 있다가 식사를 하러 나갔다. 고깃집을 두 군데나 갔다. 배가 터지도록 불고기를 먹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와타시다!"라고 말하는 신을 꼽으며 "나를 만져봐라. 유령에게는 뼈도 살도 없지만 나에게는 있다"는 일본어 대사까지 직접 선보였다.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내용은 단연 '무한도전'. '무한도전-무한상사' 특집 편에 깜짝 출연한 쿠니무라 준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최고의 사랑을 받는 넘버원 프로그램이라고 전해 들었다"며 "'무한상사' 이야기를 듣고 평소 하는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할 수 있겠다 생각해 출연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재석의 일본어 대사 연기를 도와줬다고 고백한 쿠니무라 준은 "내가 연기 지도를 할 입장은 아니라 내가 일어를 쓴 종이를 유재석 씨 등 뒤로 보여주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무한도전'의 모든 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는 없었지만 굉장히 즐거웠다. 웃음을 만드는 힘이 대다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와 함께 쿠니무라 준은 장항준 감독과 나홍진 감독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나홍진 감독은 본인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구도가 강하고 그것을 추구한다. 생각대로 안 될 때 급속도로 기분이 다운된다"며 "하지만 장항준 감독은 계속해서 주변과 사람을 많이 살핀다. 대조적인 현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쿠니무라 준은 만나보고 싶은 한국 배우로 안성기 송강호 배두나를 꼽으며 "굉장히 멋진 배우들이라 생각한다"고 진심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쿠니무라 준은 "'곡성'을 통해 한국 관객들을 처음 만났는데 굉장히 멋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한 관객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곳 아니냐. 열기가 정말 대단하다"며 "'곡성'이 내년에 일본에서 개봉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일본 관객들은 아직 '곡성'을 못 봤다. 재미있게 봐 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