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 30세의 민진웅은 비교적 늦게 연기자로 데뷔했다. 2013년 영화 '보이콧 선언'으로 데뷔해 올해 3년차. 대학에서부터 연기를 전공한 그는 연극 무대에 오르다 20대 후반이 되어 비로소 대중 앞에 섰다.
최근 그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자면 왜 이제야 나타났나 싶을 정도다. 영화 '성난 변호사(15)'·'검은사제들(15)'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데 이어 '동주(15)'에서는 존재감이 확실했고, 브라운관에서는 '용팔이(15)'를 통해 주원의 경호원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처럼 데뷔 직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현재 방송 중인 tvN 월화극 '혼술남녀'를 통해서는 이름 석자까지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혼술남녀'에서는 달고 짜고, 양면의 얼굴을 가진 민진웅으로 분해 많은 호평을 받는 중이다. 민진웅은 노량진 학원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대모사를 하는 가벼운 캐릭터다. 그리고 속을 들여다보면 가족에 대한 아픔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민진웅은 '오늘은 어떤 성대모사를 할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내부자들' 이병헌 분장을 하고 '곡성' 황정민이 되기도 했다. 'VJ 특공대'의 내레이션 "콸콸콸"을 똑같이 따라하는 국내 유일의 배우이기도 하다.
이렇게 웃기다가도 금세 울린다. 지난 11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어머니 요양원 면회 시간에 맞춰 울린 알람을 들으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안방극장의 눈물을 자아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민진웅의 진한 내공이 묻어나는 연기였다.
지금껏 이런 배우는 흔치 않았다. 주연이 아닌 민진웅은 '혼술남녀'에서 웃음과 눈물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훌륭히 해내고 있다.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 민진웅은 웃기다가 울리다가, '단짠'이 모두 되는 고퀄리티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