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23, 25-21, 25-18)로 제압했다. 지난 16일 대전 원정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대한항공은 홈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승점 3을 추가하며 가장 먼저 승점 6에 도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한국전력에게는 지난 KOVO컵 대회 4강에서 당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31점을 합작한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이 승리의 주연이었다면, 조연은 단단한 벽을 세운 진상헌·김형우 센터진이었다. 진상헌은 3세트 중요한 순간 블로킹 2개를 성공시키는 등 블로킹 5개 포함 8득점으로 활약했다. 유효블로킹은 4개를 기록했다. 김형우는 블로킹 2개 포함 4득점을 했다. 박기원 감독은 "센터진의 활약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V리그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팀을 이끌고 있고, 김학민·가스파리니 '쌍포'를 갖추고 있다. 곽승석과 정지석은 세컨드 레프트에서 발군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중앙 센터진이다. 이형택이 은퇴한 뒤 상대를 압도하는 중앙 블로커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박기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달라진 높이를 자랑하며, 완전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진상헌은 "감독님께서 미들 블로커 출신이기 때문에 센터 포지션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신다"며 "실수를 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바로 지적을 하시고, 고쳐주신다. 손 모양, 블로킹 마무리 동작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신경을 쓰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맞춰서 따라가고 있다. 연세가 많으시지만, 외국생활을 오래 하셔서 그런지 소통을 많이 하신다. 농담도 하시고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센터진이 약점으로 꼽히는 것에 대해 진상헌은 "자존심이 상하는 건 맞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우승을 해서 보여주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보여주면 된다'고 하신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데 부담보다는 나중에 추억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승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메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