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타순은 중요하다. 찬스를 만드는 테이블 세터진, 장타력을 갖춘 4~5번 타순의 가운데에 있다. 해결사로 활약하는 한편 찬스를 잇기도 하는 역할이다.
플레이오프(PO)에서 맞붙은 NC와 LG는 각각 3번타자 박용택과 나성범이 살아나길 희망하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PO 1차전에서 박민우를 3번타자로 깜짝 기용했다. 1차전 2번타순에 배치된 나성범은 2차전엔 3번타순에 포진했다. 나성범은 몇 년째 주로 3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올 시즌에도 전체 653타석 중 89.3%인 583타석을 3번에서 소화했다. 박용택 역시 3번타순(578타석 중 329타석)에 가장 많이 나섰다.
그런데 두 선수는 나란히 PO에서 부진하다. 나성범은 7타수 1안타, 박용택은 8타수 무안타에 그친다.
나성범은 1차전 4회 안타를 때려낸 뒤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1차전 0-2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선 병살타에 그쳤다.
그는 9월 이후 시즌 종료까지 타율 0.254, 무홈런에 그쳤다. 주장 이종욱은 "청백전을 치르면서 특히 나성범이 좋아졌다. 정말 묵묵히 훈련했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 안쓰러울 정도였다"라며 "독하게 훈련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PO에서도 아직 타격감을 완벽히 찾지 못한 모습이다. 6번의 범타 중 외야로 보낸 타구는 2차전 1회 워닝 트랙에서 잡힌 1차례에 그친다. 내야 땅볼이 세 차례, 삼진이 두 차례였다. 음주운전 징계로 1차전에 결장한 테임즈가 2차전 선발 출장으로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박석민은 2차전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나성범이 살아난다면 매서운 NC 중심타선을 상대해야하는 LG로선 좀 더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LG 최고참 박용택은 갑자기 부진하다. KIA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타율 0.409(22타수 9안타)로 강했으나 PO 1~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8타석 중 삼진만 무려 5차례나 기록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 입장에선 팀내 최고참 박용택의 타격감 회복이 절실하다. 리빌딩 기조 속에 신예 선수들이 대거 출장하는 만큼 '해줘야 할' 박용택이 살아나야 팀 타선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박용택은 WC와 준PO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