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했던 유지태의 반전이다. 적당히 웃길 줄 알았지만 예능감은 자신도 모르게 터졌다. 김준호가 아니었으면 구경도 못했을 빅 재미다.
23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 유지태와 정명훈은 과거 김준호의 동거인 자격으로 출연했다. 멤버들 역시 친구 특집으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알고보니 '김준호 동거인 특집' 이었던 것.
유지태는 출연 소식 자체 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간 유지태는 예능과는 거리가 먼 배우였고 실제 버라이어티 출연도 처음이었기 때문. 하지만 유지태는 95학번 연영과 동기인 김준호를 믿고 '1박2일' 출연을 감행, 여러 과정을 통해 누구보다 웃기는 남자가 됐다.
시작은 가벼웠다. 김준호와 유지태의 오랜 우정을 파악할 수 있는 토크 시간이 오프닝 메인이었다. 물론 과거 이야기를 꺼내면서 폭로전이 이어지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유지태와 김준호의 인연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신기한 모양새라 몰랐던 추억팔이 역시 재미로 받아들여졌다.
입담을 뽐낸 유지태의 다음 행보는 몸치의 예능 정복기였다. 누가봐도 멋진 배우의 아우라를 뽐냈지만 유지태는 게임만 시작하면 '1박2일' 멤버라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허당끼를 발휘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속성체험'이라는 코너명 아래 유지태는 '가위바위보'를 택했고 첫 게임부터 멘붕에 빠져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유지태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김종민을 상대로 져야하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계속 이겨 연패 행진을 이어갔다.
몸과 마음이 마음과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어이구 씨"라는 탄식을 터뜨리는가 하면 "바보가 된 기분이다"고 토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코끼리코'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코끼리코를 돌고 신발을 던져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유지태는 긴 다리로 우아하게 코끼리 코를 실행했지만 어지러움에 멈추지 못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것. 몸치의 정석을 보인 후 "나 잘하고 싶다"는 유지태의 한 마디는 측은했지만 이 역시 재미로 승화됐다.
괜한 호기심에 까나리 어택을 당하기도 한 유지태다. 유지태는 까나리 복불복에서 아메리카노를 선택했지만 까나리 맛이 궁금하다며 굳이 입에 댔다가 고스란히 뱉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옆에서 아무리 도와줘도 스스로 몸과 마음을 내려좋지 않고 즐기지 않으면 힘든 것이 바로 예능 버라이어티다. 녹화 전 제작진에게 "다 내려놓겠다"고 말한 유지태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고 멤버들이 인정할 정도로 유지태는 벌칙조차 최선을 다해 받았다.
온 몸을 던져 활약하는 유지태를 보며 정명훈은 오히려 위기감을 느꼈고 "배우가 굴렀는데 나보고 뭘 하라는 것이냐", "그렇게 다 하면 나는 어쩌냐"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정명훈 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지면서 재미에 큰 몫을 했다.
김준호 동거인 특집을 빙자한 '유지태 특집'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초고속으로 예능에 적응한 유지태는 한껏 더 풀린 모습을 보여줄 예정.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웃음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 유지태에 시청자들도 대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