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이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인정한 재판부의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국내 9개 영화단체(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가 포함된 영화단체연대회의 측은 26일 공식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부산지방법원 재판부는 이 날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전 집행위원장에게 "중개수수료 지급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고 묵시적으로 결재 승낙했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영화단체연대회의 측은 "재판부의 판단을 수용할 수 없으며 영화계는 공정하지 못한 판결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영화단체연대회의 측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김동호 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등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창설했으며, 영화제 초대 프로그래머를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부산시와 함께하며 부산국제영화제를 진정한 국제적 영화제로 성장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정치적 검열과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웠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199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와 함께 성장한 동지였으며 한국영화산업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발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시의 간섭과 검열로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했으며, 영화인들의 영화제 보이콧 선언이라는 사상초유의 결과를 초래했다"며 "갈등의 봉합에 힘써야 할 부산시는 영화제 감사를 시작으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지속적으로 사퇴를 종용하고 해촉한 것으로도 모자라, 무고한 혐의를 씌워 검찰 고발함으로써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 강성호 전 사무국장, 양헌규 사무국장 개인들의 잘못으로 변질시키며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단체연대회의 측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2014년 이후 진행된 부산국제영화제 길들이기를 위한 정치적 탄압이며 이용관 집행위원장 개인을 향한 정치적 보복의 연장선이기에 재판부의 혜안과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소명을 통해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무고함이 밝혀질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중개수수료 지급은 개인이 이득을 취한바 없으나 단순한 회계상 실수라고 보기 힘들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개탄했다.
또 "강성호 전 사무국장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과 양헌규 사무국장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재판부가 부산시의 정치적 호도와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손을 들어준 것에 심히 유감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영화단체연대회의 측은 "우리는 끝까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지지할 것이며, 부산시의 집요한 보복과 정치적 모략에 실추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