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을 '최순실게이트'는 모든 이슈의 블랙홀인가. 이 블랙홀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열기도 빨아들이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가 집계한 10월 29일 한국시리즈(KS) 1차전 시청률은 5.42%, 2차전은 4.98%였다.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2015년 KS 1차전 시청률은 9.55%, 2차전은 8.66%였다.
물론 올해 시리즈는 지난해보다 야구 팬의 관심이 떨어질 조건이 있다. 이석재 MBC SPORS+ PD는 "시청률을 가장 좌우하는 건 어떤 팀들이 맞붙느냐는 매치업"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시리즈엔 원년 멤버인 삼성과 두산이 맞붙었다. 올해 두산의 파트너는 팬 베이스가 좁은 제9구단 NC다. 여기에 1·2차전은 모두 시청률이 떨어지는 낮경기로 치러졌다. 지상파 중계냐, 케이블 중계냐에 따라서도 시청률이 달라진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전체적인 추세로 볼 때 최순실게이트의 영향은 감지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청률은 1차전 6.75%, 2차전 7.68%였다. 전통의 인기 구단 LG와 KIA가 맞붙었다. 평균은 6.72%로 지난해 WC 결정전의 4.33%를 크게 앞질렀다.
LG와 넥센이 맞붙은 준플레이오프(PO) 평균 시청률은 5.78%였다. 매치업에서 비슷하게 평가되는 두산-넥센의 지난해 준PO(5.37%)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시청률 상승세는 PO부터 꺾였다. PO3차전까진 상승세가 이어졌다. 평균 시청률은 5.42%와 5.44%로 2016년이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10월 25일 PO4차전에서 시청률이 역전됐다. 시리즈가 끝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2015년엔 7.61%, 올해엔 6.79%였다. 전날 오후 8시 방송된 JTBC 뉴스룸은 최순실씨의 태블릿 PC에 대한 특종 보도를 하며 최순실게이트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PO4차전은 보도 바로 다음날이다. 10월 25일 프로야구 시청률이 6.79%에 머무른 반면 JTBC 뉴스룸 시청률은 무려 8.09%를 찍었다. 10월 24일엔 PO 3차전 5.88%, 뉴스룸 4.23%였다. 매우 이례적인 역전 현상이다.
최순실게이트는 국민의 공분 속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시리즈 시청률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KS 1~2차전 평균 시청률은 9.21%였다. 올해는 5.20%로 반토막이 났다. 시청률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시리즈 3-5차전은 모두 야간 경기다. JTBC 뉴스룸을 포함한 여러 방송사의 메인 뉴스가 진행되는 시간대다.
국정 뿐 아니라 한국 스포츠계를 농락한 최순실씨는 프로야구에도 민폐를 끼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야구 중계보다는 뉴스를 봐야 할 때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