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극 '안투라지'가 흔치 않은 '느림의 미학(?)'으로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안투라지' 2회는 소속사 대표 조진웅(김은갑)과 영화 캐스팅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차영빈(서강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계약 만료를 앞둔 두 사람의 다툼도 이어졌다.
별다른 전개 없이 흘러한 한 회였다. 차영빈이 첫 영화 '악의 꽃'이 예상 외로 성공했고, '왜란종결자'에 출연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다툰 것 정도다. 이 이야길 했다, 저 이야길 했다, 산만한 전개에 시청자는 머릿 속에서 '무슨 내용?'이라는 물음표를 떠올려야 했다.
'안투라지'는 캐릭터 플레이가 주가 되는 작품이다. 조진웅부터 박정민(이호진)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캐릭터가 흥미를 유발한다. 대신 이야기 전개는 빈약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단순한 권선징악이 주제이거나 로맨스를 메인 전개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시청자들에겐 낯설기만한 전개 방식이다. 한 시간 여의 방송이 끝나고 나면 머릿 속에 남는 줄거리가 없는데다 느린 전개에 따분함을 느끼게 된다.
사실상 연예가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여기서 드라마는 '공감'을 포기한다. 그렇다면 원작처럼 화끈하게 자극적인가. 국내 정서상 이 또한 포기다. 과도한 풀샷, 배경음악의 남용 등 연출을 향한 혹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믿을 것은 이야기의 힘이다. 방송 첫 주 인물 설명을 마친 후 본격적인 갈등이 유발되고 이를 해결하고, 또 다시 위기를 맞는 과정이 속도감있게 그려져야 할 시기다.
희망적인 것은, 첫 회보다 2회를 향한 시청자의 반응이 좋다는 것. 이 반응이 상승세를 탈 것인지, 혹평으로 변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