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와 '럭키'(이계벽 감독)가 오랜시간 쌍끌이 흥행 독주를 펼치면서 신작에 대한 갈망도 커지고 있다. 기다림 끝 이번 주에는 세 편의 한국 영화가 출격해 관객 몰이를 시작한다.
하지만 사실상 상업 영화는 '스플릿'(최국희 감독) 한 편이다. 홍상수 감독의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이동우 주연 '시소'는 저예산 영화로 분류되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흥행 경쟁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닥터 스트레인지'의 입소문이 퍼질 만큼 퍼졌고 흥행 상한가를 치고 있는 터라 과연 박스오피스 1위가 뒤바뀔 수 있을지도 미지수. 이에 따라 현실적인 목표는 개봉 4주차에 접어든 '럭키'(이계벽 감독)부터 꺾는 것이다.
▶스플릿 줄거리: 지금껏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도박볼링 세계에 뛰어든 한물 간 볼링스타와 통제불능 볼링천재가 펼치는 짜릿하고 유쾌한 한판 승부. 출연: 유지태·이다윗·이정현·정성화 감독: 최국희 등급·러닝타임: 15세관람가·121분 개봉: 11월 9일 300톡: 한국 영화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도박볼링 세계의 뒷이야기를 담아냈다. 빠른 속도감에 볼링핀 넘어가는 소리가 통쾌하고 상쾌하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오락영화 특유의 재미가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도 상당하다. 밑바닥 인생으로 분한 유지태와 자폐아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이다윗의 브로맨스는 '스플릿'이 자랑하는 특급 케미. 여기에 푼수 브로커 이정현과 악역의 매력을 뽐낸 정성화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최근 김수현·이홍기 등 스타들이 프로볼러 선발전에 도전하면서 볼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스플릿'이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흥행을 통해 볼링 신드롬까지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줄거리: 화가인 영수가 여자친구 민정과 크게 말다툼을 한 후 제 곁을 떠나버린 민정을 다시 찾아 나서면서 겪게 되는 스토리. 출연: 김주혁·이유영 감독: 홍상수 등급·러닝타임: 청소년관람불가·86분 개봉: 11월 10일 300톡: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라는 것 만으로도 홍보는 다 했다. 김민희와의 불륜 스캔들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홍상수 감독의 국내 행보다. 김주혁·이유영이 주연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하지만 감독 개인적인 사생활이 문제가 되면서 간담회 등 감독과 배우가 직접 참석해야 하는 행사는 일절 무산됐다. 어쩌면 개봉을 한다는 자체가 기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각종 해외 영화제에 초청 받으면서 해외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감독, 영화라는 것은 일찌감치 입증시켰다. 남은 것은 국내다. 지금까지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늘 그랬듯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역시 애초 흥행을 노리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다만 작품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시소 줄거리: 볼 수 없는 사람과 볼 수만 있는 사람의 운명같은 만남과 우정, 특별한 여행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 출연: 이동우·임재신 감독: 고희영 등급·러닝타임: 전체관람가·76분 개봉: 11월 10일 300톡: 따뜻한 힐링 영화의 탄생이다. 이동우가 직접 선택한 영화 제목 '시소(SEE-SAW)'는 보이지 않게 되면서 보게 된 세상 즉 시력을 잃고 비로소 마음의 눈으로 보게 된 새로운 새상을 뜻한다. 또 함께 눈높이를 맞춰 균형을 유지하는 놀이기구 시소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시각장애라는 아픔 속에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온 이동우의 용기와 노력이 빛을 발할 전망. 하지만 이동우와 임재신은 "이런 소재가 더 이상은 특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누군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넘쳐나서 이런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더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흉흉한 시국, 마음의 안정을 찾기에도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