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회 만에 '비호감' 낙인이 찍혀 버렸다. 특정 '인물'이 아닌 '작품' 자체가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이례적이다. tvN이 낳은 금수저 드라마 '안투라지'는 다른 의미로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4일과 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는 첫 방송 시작 전부터 스토리·화제성·캐스팅·카메오·수위까지 모든 면에서 '역대급'이라는 찬사와 함께 기대치를 높였다.
'시그널'을 통해 tvN 10주년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쥔 조진웅을 필두로 서강준· 이광수 ·박정민· 이동휘 등 호감도 높은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연예계 뒷얘기를 사실적으로 그리겠다는 포부가 상당했다.
하지만 1·2회 방송 직후 '안투라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빈 수레가 요란했다' 등 비난의 화살을 한 몸에 받았다. 이는 시청률로도 명백히 드러났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회 시청률은 2.3%, 2회는 1.2%라는 최저 시청률을 찍었다.
금·토요일 오후 11시 심야 시간이라는 것을 감안 하더라도 그간 '안투라지'가 보인 자신감에 비하면 굴욕 시청률이 아닐 수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전해진 카메오 명단과 방영 전 특별 시사회 등 곳곳에서 쳤던 설레발이 민망한 순간이다.
여기에 시청자들은 대사 한 줄까지 나노 단위로 지적하며 혹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아무리 재미있는 전개가 펼쳐져도 이미 마음이 떠났다'는 반응이 터질 정도니 '안투라지'에 대한 실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대사 #연출 #연기력…1부터 10까지 지적대상
'안투라지'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은 베일에 싸인 엔터테인먼트계의 이면을 그려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높은 수위는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고 '안투라지'는 이 문제점을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화려함은 역효과를 낳았고 산만한 전개는 지적 대상이 됐다. 실제 활동하고 있는 특정 배우를 떠오르게 만드는 대사와 여혐이 팽배한 시대에 여자를 품평하는 듯한 대사도 웃으며 넘어가기는 힘들다는 것.
1회에 등장한 서강준·이광수·박정민·이동휘의 목욕탕신 역시 왜 등장했는지 목적을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네 남자의 우정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면 전혀 친해 보이지 않아 케미 면에서도 실패했다.
박정민·서강준의 키스신, 카메오 이태임·클라라의 등장도 오로지 자극적인 이슈를 위해 이용된 것처럼 그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시청자들은 결과물로 이야기 한다.
특히 이 같은 논란은 배우들의 비주얼 지적, 연기 지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조진웅 이 작품 왜 했는지 모르겠다' '서강준 아직 주연감 아닌 듯' '잘 포장해서 그렇지 사실 놀라운 캐스팅은 아니잖아요'라는 말이 배우들에게 이득 될 리 없다.
"5분만에 채널 돌렸다" 타켓층 누구
특정 타깃층이 없다는 것도 '안투라지'의 실책이다. 보기에도, 듣기에도 민망한 장면들은 엄마와 딸이 함께 TV 앞에 앉아있는 것을 방해한다. 중·장년층 잡기는 일찌감치 실패했고 불편한 대사들에 여성 시청자들은 등을 돌렸다. 내 기분 나빠 하면서까지 봐 줄 필요는 없다는 것. 그렇다고 남성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도 아니다. 드라마와 시청자들의 연결고리는 '공감'이다. '안투라지' 측은 과연 어떤 시청자들이 어느 곳에서 '공감'을 느껴주길 바란 것일까. '안투라지'가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서강준♥안소희 러브라인 답일까
그나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인 호감 스토리를 꼽으라면 안하무인 톱스타 남자 주인공이 첫 사랑 앞에서 만큼은 순정파로 돌변한다는 것. 첫 사랑 안소희를 바라보는 서강준의 눈빛과 목소리만 들어도 달라지는 표정, 깜짝 이벤트와 첫 사랑을 따라 작품 선택을 하는 모습까지. 연예계 이야기보다 궁금한 멜로 라인이다. 다만 이 역시 서강준과 안소희의 연기력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결국 사전제작의 한계? 반등 가능성은…
'안투라지'는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된 드라마다. 방영만 남았을 뿐 촬영 등 모든 작업이 끝났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피드백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 KBS 2TV '태양의 후예'를 제외하고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올해 공개된 사전제작 드라마들은 모두 기대에 어긋나는 성적표를 받았다. 때 마다 사전제작의 한계가 대두됐고 제2의 '태양의 후예'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안투라지'가 그 벽을 깨부숴 줄 것이라 예상됐지만 '안투라지'의 시작은 더욱 절망적이다.
제작진은 “1, 2화를 통해 김은갑, 차영빈, 차준, 이호진, 거북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3화부터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새로운 재미를 전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제 레이스를 달리게 된 만큼 아직 시청자들이 모르는 비밀무기가 무궁무진 할 것이라는 기대치는 남아있다. '안투라지'가 1·2회에 받은 상처를 딛고 대반전을 일궈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