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또 다시 '커피전쟁'에 돌입했다. 1000원대의 원두커피 경쟁에 이어 이번에는 아예 편의점 안에 커피 카페가 있는 커피 전문 편의점이 등장했다. 여기에 커피 반값 할인에 나선 곳도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편의점 커피 경쟁이 올 연말 일부 편의점의 적극적인 공세로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편의점에 커피 카페가…반값 할인도
세븐일레븐은 7일 서울 회현동에 앉아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세븐카페점 1호 '남대문카페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1월 도시락카페를 처음으로 선보인 데 이어 이제 아예 진짜 카페를 세운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월 자체브랜드(PB) 드립 커피인 '세븐카페'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복층 구조로 된 남대문카페점은 1층은 일반 편의점 공간으로, 2층은 카페로 꾸렸다. 총 23석 규모의 원목 테이블과 의자, 소파를 구비해 방문객들이 앉아서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편의점 특성에 맞게 1인 전용 테이블도 3석 마련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편의점은 과거 상품 위주의 점포 구성에서 벗어나 휴식 공간과 편의 시설을 두루 갖추어야만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먹거리와 서비스, 휴식이 있는 문화공간으로의 진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미니스톱은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미니카페'를 이달 특정 요일, 시각에 정상가(1000원)의 반값인 500원에 판매하고 나섰다.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시간은 이번 주는 9일까지, 내주는 14일부터 16일까지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이 시간대에 소비자는 미니스톱에서 미니카페 핫아메리카노와 핫에스프레소를 500원에 즐길 수 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편의점 원두커피의 경우 직장인 고객이 많아 주 초반 오전과 점심시간 매출이 가장 많다"며 "이 시간대 소비자들이 더 부담 없이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커피, 이젠 매출 효자 상품
편의점 업계가 커피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편의점 카페족'이 늘면서 도시락에 이어 커피가 '편의점 효자상품'으로 뜨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커피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올해 10월까지 편의점 원두커피 매출은 4배 가까이 뛰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올해 1~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니스톱의 미니카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3.1% 상승했다.
CU와 GS25도 1000원대 원두커피가 인기를 끌자 지난해 12월 PB를 전격 출시했다. CU는 1200원짜리 '카페 겟' 원두커피를 내놨고, GS25는 '카페25'를 개발했다.
CU가 고객 이용 빈도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1주일에 평균 2회 이상 즉석 원두커피를 이용한 고객은 46%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주일 평균 편의점 커피를 2회 이상 이용한 고객이 20%대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1.8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3회 이상 커피를 구입한 고객은 2014년 대비 5배 성장했다.
GS25에서도 카페25 론칭 이후 원두 커피의 올 1~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251.6%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은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고,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는데, 편의점 커피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성비를 따지고 간편한 테이크아웃을 즐기는 소비자가 점차 늘고 있어 편의점 커피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