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11일부터 열린다. 하지만 마감은 예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김광현·양현종·차우찬·최형우·황재균 등 18명의 FA 자격 선수를 공시했다. FA 자격 선수는 9일까지 KBO에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10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이들은 11일부터 해외 및 국내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KBO는 올 1월 이사회에서 원소속 구단의 FA 우선 협상 기간을 폐지했다. 공공연한 탬퍼링으로 우선 협상이 사실상 무의미했고, FA 선수의 몸값 상승을 부른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당초 우선 협상 기간 폐지로 FA 시장 초반부터 계약 소식이 연일 발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다른 양상이 될 수도 있다. 국내 무대 잔류와 해외 리그 진출 사이에서 고민하는 특급 FA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투수로는 김광현·양현종·차우찬, 타자로는 최형우·황재균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황재균은 아예 미국에서 훈련 캠프를 차렸다. 김광현과 황재균처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와 해외 구매자의 의사와 조건을 타진하겠다는 입장은 마찬가지다.
이 경우 내년 시즌 진로 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는 통상 윈터 미팅 이후 계약이 몰린다. 올 시즌은 12월 5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윈터 미팅에서 대형 선수 이적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 KBO 리그 출신 선수 영입 결정은 그 이후로 미뤄진다. 지난해 시즌 종료 뒤엔 FA 김현수(볼티모어)가 12월 말,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올해 1월 중순 메이저리그 입단이 확정됐다.
김광현의 에이전트도 "윈터 미팅부터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우 측도 "해외 구단의 조건을 들어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소속 구단은 기본적으로 잡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단 분위기를 살피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이 국내에 남는다면 무조건 영입한다. 다만 양현종의 거취가 확실하게 결정되기 전까지는 다른 전략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구단이 FA 선수 영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제한돼 있다. 대어급 FA 선수 계약이 늦춰지면 다른 FA 선수 영입 결정도 따라서 늦어진다. 한 구단 관계자는 "종전에도 대형 FA가 많이 나오면 전체적으로 FA 시장이 장기화됐다"고 설명했다. 원소속 선수가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구단 관계자는 "해당 선수가 해외에 진출하면 다른 FA 투수 영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