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주 차, 여자 프로농구(WKBL) 초반 레이스는 이변 없이 우리은행의 강세로 시작했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은행을 잡겠다는 의지에 불타고 있는 용인 삼성생명의 추격세다. '다크호스' 청주 KB스타즈나 중하위권의 구리 KDB생명이나 인천 신한은행도 호시탐탐 도약을 노리고 있어 방심할 수 없다. '첼시 리' 스캔들로 홍역을 앓고 전력이 약화된 부천 KEB하나은행의 약세까지 포함해 WKBL 초반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1강은 역시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손꼽힌 삼성생명을 개막전에서 70-62로 꺾고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주전 빅맨 양지희(32)가 무릎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가드 이승아(24)가 임의탈퇴하는 등 주전 2명이 빠졌지만 공백이 무색하다. 개막 전만 해도 위성우(45) 감독이 "선수들 몸이 아직 하나도 안 만들어져있다"며 한숨을 내쉴 정도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우승 유전자를 확실하게 새긴 덕인지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면서 1위를 지키는 중이다.
특히 새 외국인 선수 존쿠엘 존스(22)와 이승아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이은혜(27)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지금까지처럼 절대적인 강세를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은행이 초반 상대한 팀들 역시 전력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첫 경기인 우리은행전에서 외국인 선수를 엘리사 토마스(24) 한 명 밖에 쓰지 못했다. 나타샤 하워드(25)가 미국 여자 프로농구(WNBA) 플레이오프 일정 때문에 코트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전 가드 이미선(37)의 은퇴 공백도 아직 메우지 못한 상태라 100%가 아니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하워드가 합류하면서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기용할 수 있게 되자 위력을 보이고 있다. 하워드가 합류해서 치른 첫 경기인 KEB하나은행전서 승리를 따내더니 KB까지 꺾으며 2연승을 달렸다. 하워드의 합류로 여유가 생긴 토마스가 확실하게 득점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신임 안덕수(42) 감독 체제에서 '대형 신인' 박지수(18)까지 선발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KB는 주춤하고 있다. 개막 후 2승2패를 기록 중인 KB 역시 변연하(36)의 공백이 크다. 강아정(27)이 분투하고 있지만 그 역시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는 KDB생명, 신한은행이 기세를 탄다면 다크호스의 입지가 뒤바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