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유지태의 애정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배우의 몫을 '연기'로만 한정짓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이후 홍보까지 전적으로 책임감을 느끼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배우가 있다. 유지태는 명불허전 후자다.
영화 '스플릿(최국희 감독)'이 9일 개봉, 박스오피스 3위로 첫 시작을 알렸다. 기대를 모았던 신작인 만큼 오프닝 스코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애초 입소문이 관건인 영화였던 만큼 반등의 기회와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유지태가 흥행을 자신했던 이유도 그 때문.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4.4점이라는 고득점을 획득한 '스플릿'은 재미와 감동,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담은 작품으로 일단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사이에서 '실망했다'는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사전 관객 몰이를 위해서는 결국 배우들의 움직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배우의 이름값이 흥행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보고싶다'는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스플릿'은 유지태·이다윗·이정현·정성화가 의기투합해 홍보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 주요 행사는 무조건 참석. 배우들의 열의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네 배우가 함께 움직이기 위해서는 스케줄 조율이 관건이다. 소속사와 홍보사에서 가장 골머리를 썩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흔히 '팀워크가 좋다' 말하는 팀은 연기 호흡도 호흡이지만 그 외 논의 과정에서 뒷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때 더 이야기되고 회자된다. 이는 사실상 주연 배우의 태도에 의해 갈린다. '이 때 아니면 난 무조건 안돼. 나한테 맞춰'라고 통보하는, 즉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유지태를 비롯한 '스플릿' 팀의 경우 자신의 일정이 아닌 타 배우의 일정을 먼저 체크하고 수집해 본인이 맞추는 방식을 선호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유지태는 차기작인 영화 '꾼' 촬영과 '스플릿' 홍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 이정현은 '군함도', 정성화는 뮤지컬 공연과 시기가 맞물린 상황.
그 중에서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지태는 현빈과 투톱 주연으로 나선 '꾼' 분량이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직접 양해를 구하는가 하면 다른 배우들의 사정까지 고려해 본인의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어느 쪽에도 피해를 끼치게 하지 않기 위해 본인의 피해와 피곤함은 일단 감수하려는 마음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 말이 딱 맞다. 몸을 열 개로 쪼갤 수는 없으니 스케줄을 최대한 조각냈다. 급격히 변한 날씨와 체력소모에 결국 감기에 걸린 채 쉰 목소리로 '스플릿' 인터뷰를 소화해야 했던 유지태였지만 "죄송하다" 말하면서도 단 한 번의 피곤함을 내색하지 않았다.
KBS 2TV '1박2일' 출연 역시 김준호와의 친분이 크게 작용한 것은 맞지만 진짜 출연하겠다는 확답을 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일을 하다보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사람을 통해 감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익 추구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그런데 유지태는 감동을 주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와 직접적으로 일을 해 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잘 됐으면 하는 응원도 큰 것 같다"고 귀띔했다.
동료의식 강한 유지태는 인터뷰에서 "작품은 감독, 주연 배우의 것 만이 아니다. 수 많은 스태프들이 존재하고 또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이 있다. 그저 한 팀일 뿐이다"며 "작품이 잘 되면 모두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도 예민하게 구는 스타일이 아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으면 되고 기쁠 땐 같이 즐기면 된다.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매사 열정적인 그가 연기할 때는 또 어떨까. tvN '굿와이프'의 쓰랑꾼 이미지를 단박에 탈피, 밑바닥 인생도 찰떡같이 소화했다. 그의 노고와 열의가 조금이나마 관객들로 인해 보람으로 느껴지길 역시 응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