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경륜 고배당 '히든카드'는 몸 상태 좋은 선행형 선수
경륜 선수는 각질에 따라 지구력형과 순발력형으로 나뉜다.
선행승부를 즐겨하는 지구력형은 추입승부를 즐겨하는 순발력형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컨디션 좋은 복병급 선행형 선수의 '뜬금포 선행'이 먹히면서 고배당으로 이어지는 경주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창원 토요일 3경주에 출전했던 김경환(11기)이 대표적인 예다. 김경환은 토요경주에서 작심한 듯 앞만 보고 내달렸다. 결국 뒤를 따르던 김재웅, 이규백, 이흥주를 모두 막아내며 쌍승 964.3배의 초고배당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12월 이후 무려 9년 만에 맛본 두 번째 우수급 우승이었다.
김경환이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면 우수급 하수용(13기), 이일수(12기), 선발급 박태호(11기) 등은 2, 3개월 전 부터 급상승세를 타며 요주의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하수용은 지난 9월 2일 광명 8경주가 전환점이었다. 인기순위 6위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하수용은 강축이던 김주동을 피해 부담 없이 선행에 나섰다. 그는 단 한차례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쌍승 562.6배였다. 자신감이 상승한 하수용은 다음날 초주선행에서도 시속을 올리며 2착, 쌍승 286.9배 고배당을 연출했다. 또 지난달 9일 창원, 22일, 23일 광명에서 3승을 추가했다. 하수용은 최근 12경기에서 우승 5회, 2착 3회, 3착 2회로 웬만한 강자 부럽지 않은 성적을 냈다.
이일수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지난 9월 10일 경주에서 인기순위 5위에 불과했던 이일수는 대표적 선행형 강자 장보규가 내선에 묻히자 반주전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쌍승 200.6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날에도 선행형 강자 고요한보다 빠른 타이밍에 선행승부를 펼치며 쌍승 103.3배를 선사, 2연승에 성공했다. 이일수는 10월 9일 부산, 16일 광명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박태호도 빠질 수 없다. 그 역시 2착의 한계를 벗어나 우승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월 7일 창원 결승에서 타종선행에 나섰던 박태호는 뒤쪽 선수들이 서로 엉키면서 낙차까지 발생하자 쌍승 230.8배를 터뜨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10월 8일에는 김우병과 힘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쌍승 68.8배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륜전문가 박진수 팀장은 "초, 중반 힘을 몰아 써야하는 선행형들은 막판까지 시속 유지가 힘들고 초반 타이밍 잡기도 어렵기 때문에 기복형들이 많지만 불규칙한 입상주기로 오히려 고배당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배당을 노리는 고객들은 최근 몸상태가 좋은 선행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