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는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18년을 동거동락하며 자라온 개그맨이다. 개콘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그의 인터뷰가 네이버포스트(http://naver.me/GrI7AWUX) 를 통해 11일 선공개됐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개콘 1기 멤버인 김준호는 18년 동안 40여 개 코너에서 40여 개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그의 개그 역사를 되짚어봤다.
먼저 '꺽기도'에 대해 김준호는 "'유행'이라는 것을 제대로 실감케 해준 코너”라며 당시의 인기를 떠올렸다. 그런가 하면 "사실 처음 제작진에게 코너를 선보였을 때 '망할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의 만류가 컸는데 무대에서 제대로 터졌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김준호는 '같기道'에 대한 깨알 에피소드도 전했다. '같기道'는 "넌 야당도 여당도 아니여", "넌 남자도 여자도 아니여"라는 식의 다양한 패러디로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코너다. 김준호는 "손석희 씨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화가 올 정도였다"며 당시 인기와 파급효과를 전했다.
또 김준호는 가장 고생했던 코너로 '닭치高'를 꼽았다. 3초 기억력인 학생들에게 매번 이리저리 당하는 캐릭터인 '닭치高 교장'을 연기한 김준호는 "몸이 제일 상한 코너였다. 방송 이후에 주변에서 '진짜 그렇게 세게 하냐'고 물어봤을 정도"라며 "내가 아이디어 회의를 잘 안 나가 후배들이 더 악을 품고 나를 막대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준호는 자신에게 KBS 연예대상의 영광을 안겨준 대박 캐릭터인 '뿜 엔터테인먼트'의 '사기자'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내 캐릭터 중에는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인물이 없었다. 하지만 '사기자'는 여성들이 많이 좋아해주신 캐릭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준호는 "내가 '개콘'에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없는 콘셉트"라고 밝혔다. 또 후배들을 향해 "'개그콘서트'가 있어서 너희가 있는 게 아니고, 너희 같은 좋은 개그맨들이 있기 때문에 '개그콘서트'가 있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며 웃음기 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개콘 맏형다운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대한민국을 웃기는 원동력 '개그콘서트'는 오는 13일(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