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순실 일당에 특혜 지원?…검찰 제일기획 압수수색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삼성그룹 계열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했다. 최순실 씨와 조카 장시호 씨 측이 주도한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다.
삼성 일주일만에 또 다시 압수수색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그룹 서초사옥 내 제일기획 소속 스포츠단 사무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지난 8일 11시간에 걸쳐 서초사옥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무실과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한지 일주일 만이다.
제일기획 본사는 이태원에 있지만 서초사옥에는 김재열 사장의 사무실과 스포츠단이 입주해 있다. 검찰은 김 사장 사무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재무자료, 스포츠단 운영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제일기획 스포츠단이 최씨 측에 사업상 특혜를 제공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씨 일당은 평창동계올림픽 사업과 관련해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올림픽을 핑계로 국가 지원을 받고 삼성으로부터 5억원의 특혜성 지원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장시호
검찰은 장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더스포츠엠'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올 3월 설립된 이 업체는 불과 3개월 뒤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 맡았다. 자본금 1000만원에 이렇다 할 실적도 없는 신생업체가 이런 계약을 따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K스포츠재단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최 씨와 모의해 국가사업에 관여하며 사익을 취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이 내후년 치러질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법인·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 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검찰은 조만간 장 씨를 소환해 제일기획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경위, 자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제일기획이 최씨의 개인회사인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특혜 지원하는데 개입했는지 여부도 캐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제일기획 출신 수두룩
제일기획은 '최순실 게이트'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며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 씨 인맥으로 분류되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에 등장하는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등이 제일기획에서 근무했었다.
또 최 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딸도 지난 2013년부터 제일기획 경력사원으로 입사해 남편과 함께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