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후 5년간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벨로드롬의 황금세대'인 87년생 선수들이 위협받고 있다. 다름 아닌 90년생 선수들의 급부상 때문이다. 그들은 성낙송과 윤민우, 정하늘이다.
유독 올 시즌 특선급은 누구를 특정지어 강세인 선수라고 할 것 없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굳건할 것만 같았던 이현구와 박용범의 양강구도에 정종진이 제동을 걸었고, 결혼 뒤에 고양으로 새둥지를 튼 박병하 또한 뒤늦게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최근 두 차례 대상경주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박용범을 제압한 정종진은 최강 김해팀의 저격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영파워 대격돌' 이벤트 경주에서 정종진은 마지막 날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이 일격을 가한 주인공은 바로 21기 신예 선수 성낙송이었다.
작전의 비중이 큰 경륜 승패의 특성상 강세를 보이는 선수라고 할지라도 매번 우승을 거머쥘 수 없다. 당시 영파워 대격돌 경주에서 정종진은 연대전략으로 선행 승부를 시도했다.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50여m 정도 선두를 유지하다가 성낙송의 이단 젖히기에 밀려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성낙송의 마지막 200m 랩타임이 10.86초였으니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윤민우는 지난 금요일 경주에서 연대전술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정종진의 흐름을 막았다. 정종진이 1위를 했지만 함께 협공을 시도한 수도권 정재원과 인치환이 모두 착외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날에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김형완을 포함한 수도권 4명을 일순간에 따돌렸다.
정하늘은 현재 무한질주 중이다. 그는 선발급에서 데뷔전을 거치고, 데뷔 뒤 6경기 만에 우수급으로, 우수급에서 2개월이 채 되기 전에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했다. 그리고 특선급 데뷔 첫 주 일요일 경주에서 첫 승리를 신고하고, 기존 특선급 강자들을 하나 둘씩 제압해 나가고 있다. 특선급에서 보기 드문 정통파 선행형으로 기대치가 높다.
성낙송은 전성기 시절의 홍석한이 연상될 만큼 반 바퀴를 전후하는 젖히기 승부가 폭발적이다. 윤민우는 1996년 그랑프리에서의 김보현 못지않은 강력한 스피드와 막판 결정력을 자랑한다. 또한 정하늘의 선행력은 1997년 그랑프리 원창용과 비견될 만큼 그 묵직함이 남다르다.
경륜 관계자는 "요즘 벨로드롬은 1인이 독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있는 새로운 강자들이 넘쳐 나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이고 볼거리도 풍성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