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품체조' 시연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불똥이 튀었고, 대중은 이미 손연재가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을 기정사실처럼 여기고 있다. "불러서 검찰 수사를 하라"는 댓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과연 손연재를 둘러싼 의혹은 사실일까.
가장 큰 의혹은 역시 2016 리우 올림픽 AD카드 논란이다. 손연재 어머니에게 제공된 AD카드가 특혜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23일자 본지 보도를 통해 '손연재 어머니의 AD카드가 주관 방송사인 SBS 측에서 제공한 것이며 여자 배구 AD카드 부족 문제와 관계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대중은 납득하지 않았다. 어머니 외에 소속사 대표이사까지 방송사 AD카드를 받은 사실 때문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한 SBS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취재 목적에서 지급했으며, 대표이사에게 지급한 AD카드도 같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어머니와 대표이사의 AD카드가 일부 VIP 구역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해당 카드는 주관 방송사에 주어지는 일반 카드(RTb)와는 달리 임원들에게 배분되는 RTa 카드라 그렇다"며 "접근 허용 구역이 달라 현장에서 경기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는 필요가 없는 카드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래도 이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AD카드의 개수 문제를 든다. 다른 종목에서 부족한 AD카드를 옐레나 니표도바 코치와 송희 코치, 그리고 김은정 트레이너까지 3장이나 받았으니 '특혜'라고 단정 짓는 분위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은 올림픽 AD카드 배분 시스템 때문에 생긴 오해에서 비롯됐다.
선수단에 배정된 331장의 AD카드는 대한체육회(KOC)에서 배분했다. KOC는 출전 선수 204명의 AD카드를 우선적으로 배분한 뒤 나머지 127장을 감독 및 코칭스태프에게 지급했다. 이 중 KOC의 행정임원 숫자를 제외한 카드가 경기임원용으로 할당된다. KOC는 전 대회인 런던올림픽을 기준으로 했고, 이 과정에서 경기력과 '양도 가능성'을 고려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이 '양도 가능성'이다.
행정·경기임원용으로 지급되는 Ao 카드는 대회 일정이 겹치지 않는 종목들 간 최대 2번까지 양도(Transfer)가 가능하다. 가령 대회 초반에 끝나는 사격이나 유도 종목 Ao 카드의 경우, 대회 후반부에 시작하는 다른 종목에서 양도를 요청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대회 전 미리 해당 경기 단체에서 KOC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요청하면 일정 등을 고려해 허가해 준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조협회는 이 '양도' 기능을 활용했다. 이번 대회에서 체조협회가 받은 Ao 카드는 모두 5장으로 기계체조에 3장, 리듬체조에 2장 분배됐다.
하지만 일정은 기계체조가 리듬체조보다 먼저 끝나기 때문에 미리 트레이너 몫의 Ao 카드를 양도 신청해 허가받았다. 김은정 트레이너 몫의 Ao 카드가 이렇게 주어졌다. 배구는 일정의 불확실성 때문에 이 양도 신청을 하지 못해 선수들이 불편을 겪었다.
다른 의혹으로는 대한체육회 체육대상 수상이 있다. '늘품체조' 참가를 거부한 김연아가 2015 스포츠영웅에서 제외됐는데 그 다음 해 손연재가 체육대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체육대상을 준 것이 특혜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체육계 관계자는 "손연재가 체육대상을 받은 건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비중이 크다"며 납득할 만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흥행 및 성적에서 여러모로 '손연재 효과'를 본 점을 KOC가 높이 샀다는 얘기다. 해당 연도에 올림픽, 월드컵 등 '빅 이벤트'가 없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 밖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차움병원의 고객이라는 점, 병원에 떡까지 돌릴 정도로 관계가 깊다는 점이 '특혜 의혹'을 확산시킨 꼴이 됐다.
체조계의 한 전문가는 "부상이 잦은 운동 선수들은 최소 두세 군데 단골 병원이 있으며, 중요한 대회나 시즌이 끝나면 가벼운 답례품으로 고마움을 표하기 마련이다. 이 정도 의혹으로 특혜를 받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게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