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은 벌써 세 차례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지난 8일과 17일, 일본야구기구가 24일 요청했다.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황재균, 최형우, 우규민 등 FA 가운데 가장 많은 신분 조회 요청이 들어왔다. 신분조회는 한-미 프로야구, 한-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상대 리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절차이다. 신분조회를 요청했다고 무조건적인 영입을 뜻하는 건 아니고, 또 신분조회 없이도 접촉하는 구단도 있다. 다만 미-일 세 팀 이상에서 차우찬에게 관심이 있고, 예상보다 인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우찬은 올 시즌 12승 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 팀내 최다승이자 지난해(13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달성했다. 시즌 초반 가래톳 통증으로 두 달 가량 이탈했지만 후반기엔 8승(2패), 퀄리티 스타트 1위(10회·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젊은 투수라는 점이 매력이다. 또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팀 상황에 따라, 단기전에서 차우찬의 활용가치는 훨씬 높아진다. 원소속팀 삼성도 만만치 않은 금액을 제시했다.
차우찬은 당초 일본 무대 진출 의사가 강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차우찬도 투 트랙 전략이다. 일본 구단과의 협상은 센트럴퍼시픽 에이전시 정창용 대표가 맡는다. 정창용 대표는 이승엽과 이대호가 일본에서 뛸 때 통역을 하고 전력분석 역할도 한 야구인 출신이다. 이미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구단과는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가 담당한다. 김 대표는 오승환의 한신(일본)-세인트루이스(미국) 해외 진출을 이끌었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차우찬은 롱릴리프 또는 5선발감 평가를 받았다"며 "구단들은 기량 뿐만 아니라 멘탈적인 측면도 평가한다. 일본 진출 의사가 보도되며 평가가 떨어졌다. 도전 정신이 부족하다는 말이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미국쪽은 차우찬의 도전 의지를 설명했고, 12월 5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건 등을 주고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차우찬의 행선지는 늦게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도 "차우찬과의 FA 협상은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