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FA컵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슈퍼매치로 치러진 결승전 ‘슈퍼파이널’에서 서울은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흐름을 수원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 내용 면에서도 서울은 수원에 완패했다.
서울은 패배와 함께 '악재'도 겹쳤다. 공격수가 '전멸' 상태다. 서울 공격의 '상징'인 데얀(35)은 수원과 1차전에서 경고 1장을 받았다.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핵심 공격수의 공백은 서울에 어두운 그림자를 그리고 있다. 게다가 박주영(31)은 가벼운 부상을 당해 제 컨디션이 아니다. 그래서 1차전에 나오지 못했다.
FA컵 득점 1위를 질주 중인 아드리아노(29)의 몸상태도 정상이 아니다. 1차전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결정적 기회를 놓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서울이 자랑하는 최고의 공격진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핵심 미드필더 주세종이 1차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교체됐다. 2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황선홍(48) 서울 감독 역시 근심을 드러냈다.
그는 1차전이 끝난 뒤 "데얀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2차전 공격진 구성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상황이다"고 어두운 표정을 드러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서울은 수원에 졌다. 이미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서울이다. 선수들이 느슨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FA컵 우승컵이 반드시 필요한 수원 선수들의 저돌적 모습과 의지가 비교됐다. 경기력과 정신력, 흐름과 분위기 등 모든 것을 종합해 봤을 때 서울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인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다음 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 2차전 결과에 많은 이들이 수원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서울은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그들에게는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해낸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 최종전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팬들이 전북 현대의 우승을 점쳤다. 그러나 서울은 보란 듯이 역전 우승을 일궈 냈다.
이번에도 서울은 '황선홍의 매직'을 기다린다. 선수들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건 '황새'뿐이다. 또 전북전 결승골의 주인공이었던 박주영에게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었다. 전북전을 앞두고도 박주영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서울의 한 관계자는 "모두가 서울이 불리하다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상황"이라며 "1차전 패배로 서울 선수들은 다시 독을 품었다. 박주영을 1차전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2차전을 위해 대비한 것 아니겠는가. 서울이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황 감독도 "아직 FA컵이 끝나지 않았다. 홈에서 경기가 남아 있다. 1차전에서 큰 격차가 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지막 한 경기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좋은 경기 펼치겠다"며 '더블 우승'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