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문 대한배구협회장은 최근 지역 배구협회장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자신에게 폭언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다.
A 회장은 30일 "경찰에서 '고소 내용과 관련해 12월 2일 출석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과격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인정한다. 그러나 서병문 회장이 선거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는 걸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관련 내용을 다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A 회장은 서 회장과 현 집행부에 대한 '임원 불신임' 안건 상정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서병문 회장이 김찬호 전 집행부 이사를 부회장으로 승격, 발탁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전횡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 회장은 故 김갑제 감독이 협회 이사회 참석 후 사망하자 책임을 물으며 서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A 회장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았다. 서 회장 측은 A 회장이 폭언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이를 모았고, 자료 준비를 마친 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A 회장은 출석을 준비하면서 교육부에 협회 전 임원 B씨의 입시 비리 관련 내용을 민원으로 신고했다. A 회장은 "서 회장의 측근 인물인 B씨가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대학에 아들을 배구 특기생으로 입학시키려고 부정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A 회장에 따르면 B씨의 아들은 고교 시절 배구선수 경력이 일천하지만, B씨가 감독으로 재직 중인 서울 모 대학교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해당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에 사실 관계 확인을 통한 결론을 얻어야 한다"며 "민원 처리 절차와 결과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민원 처리가 종료되면 민원인에게 결과를 알려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 회장은 "교육부로부터 '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B씨 아들의 부정 입학과 관련해 주변 인물의 진술까지 확보했다. 조만간 녹취 파일을 교육부에 제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구협회 산하 각 지역협회와 연맹 회장단은 서병문 배구협회장과 집행부 전원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재발의한다. 지역협회장과 연맹회장단은 지난 10월 말 불신임 안건을 발의한 뒤 배구협회에 대의원 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그러나 협회는 "임원 전원 불신임을 안건으로 제시한 단체는 두 곳뿐이라 정관에 규정된 소집 요구 조건(재적 대의원 ⅓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불신임 안건 발의에 참여한 한 배구계 인사는 "협회가 대의원 총회 개최를 방해할 수 없도록 정관에 규정된 소집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협회가 대의원 총회 요청을 거부할 경우 대한체육회에 보낼 공문까지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