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12년 만에 올림픽에 부활했다. 4년 뒤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 한국은 마지막 올림픽 야구 금메달리스트다. 다시 열리는 올림픽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다. 과연 2008년 베이징 대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김응용(75) 신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이 목표를 향해 앞장선다. 김 회장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초대 회장 선거에서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과 경합해 당선됐다. '야구인 회장'을 만들기 위해 야구계 거물들이 힘을 합쳤다. 득표수 85-41 압승이었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 도전은 김 감독이 선거 유세 때 내세운 '10대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김 회장이 당선 직후 가장 먼저 받은 질문 역시 올림픽과 관련됐다. 김 회장은 "10대 공약은 철저하게 지킬 생각"이라며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우승하려면 우리도 빨리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오래 전부터 이미 시스템을 갖추고 철저하게 준비해왔다"며 "프로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기 때문에 KBO와 잘 협의하고 화합해서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아마추어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올림픽 준비는 프로만의 일이 아니다.
일본은 2014년부터 야구 국가대표팀을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통합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NPB와는 별도 조직이다.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상표 등록도 했다. 성인 국가대표팀뿐 아니라 여자 야구 대표팀, 15세 이하 대표팀, 18세 이하 대표팀, 대학 야구 대표팀, 사회인 야구 대표팀까지 총망라해 관리한다.
국제 대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팀을 소집하는 게 아니다. 상비군 개념으로 운영된다. 인터넷 홈페이지도 따로 운영한다. 역대 일본 국가대표팀의 역사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프로와는 또다른 마케팅이 가능하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이런 일본을 두 차례나 꺾고 8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야구 붐을 몰고 온 계기였다. 당연히 다음 목표는 올림픽 2연패. 그러나 쉽지는 않다. 애초에 2020년 올림픽이 야구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열렸기에 정식 종목 재진입이 가능했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림픽 유치 직후부터 강하게 밀어 붙였다. 그만큼 일본도 금메달에 대한 의지가 높다는 얘기다. NPB의 한 고위 관계자도 지난 9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내년 3월 열리는 WBC를 무사히 마친 뒤, '사무라이 재팬'의 시선은 2020년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 야구로 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 야구 본선에는 6개국이 출전한다. 개최국인 일본은 자동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한국은 남은 5장의 티켓 가운데 한 장을 놓고 겨뤄야 한다. 아직 본선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한국 야구는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은 또 한 번 세계 정상에 도전할 기회다.
통합 이전 대한야구협회는 내홍 속에 '야구 외교'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올림픽 관련 정보 취득에도 어두웠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과 아시아야구연맹(BFA)에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KBO와도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협업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프로 사정을 잘 아는 김응용 회장 취임은 KBO에서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KBO와 아마야구는 공생 관계다. 프로와 아마가 서로 발전해야 함께 올라갈 수 있다"며 "책임지고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