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가치 그 이상을 증명했다. 도전하는 족족, 발을 들이는 족족 성공이 뒤따른다. 아이돌 그룹 엑소 디오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도경수(23)는 '배우 도경수'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호평이 뒤따랐고 단 한 번도 연기력으로 실망감을 안긴 적이 없는 능력자다. 어느새 스크린 주연 자리까지 꿰찬 도경수는 조정석과 함께 호흡맞춘 영화 '형(권수경 감독)'으로 흥행의 맛까지 톡톡히 보고있다. 부족했던 2%를 기어이 채웠다.
쑥스러움이 많은 듯 보이지만 할 말은 똑부러지게 하는 당돌한 면모가 매력적이다. 아이돌 5년차. 애교는 여전히 어색하지만 생글생글 웃는 미소는 '역시 아이돌'이라는 감탄사를 터지게 만든다.
조인성·송중기·김우빈 등 잘나가는 톱배우 형들에게 예쁨을 한 몸에 받으며 남다른 친분을 유지하는 인맥까지. 창창한 꽃길을 예약해 두고 걷는 도경수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 실제 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 살 차이다. 촬영을 할 때 형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린시절 형과 놀고 싸운 기억들이 많이 도움됐다."
- 조정석은 어땠나. '닮은꼴 외모'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
"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평소 정석이 형의 열성팬이라 형의 전작을 다 봤다.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고 희망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 형이라서 좋았고, 현장에서도 많이 이끌어 주셔서 감사했다." - '질투의 화신'도 봤나.
"봤다. '질투의 화신' 뿐만 아니라 '오 나의 귀신님' '나의사랑 나의신부' '특종' '시간이탈자' 다 봤다."
- '괜찮아, 사랑이야'를 함께 찍은 공효진은 이번에 조정석과 함께 했다.
"인연인지 우연인지 신기했다. 효진이 누나와 사적으로 만나는 사이는 아닌데 이번에 정석이 형을 통해서 안부를 물었고 또 전해 들었다. 반가웠다."
- 애드리브가 난무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아니라더라.
"정석이 형이 애드리브를 많이 하시는 분은 아니다. 대본에 있는 대사들을 애드리브처럼 만들어 연기하는 것 같다. 대본을 보면 웃긴 대사가 아닌데 형이 연기하면서 웃겨질 때도 많았다."
- 예를 들면?
"형과 같이 사기 아닌 사기를 치고 마을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신이 있다. 형이 한 마디만 해도 웃기더라. 그 땐 기존 대사에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 별의 별 말을 다 만들었다."
- 욕 연기도 차지더라.
"다 형에게 배웠다.(웃음) 발음·억양 등 디테일하게 배웠다. 이번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육두문자가 나오는 캐릭터를 또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
- 홍보 일정을 돌면서 보인 모습들로 인해 조정석이 더 아이돌 같다는 반응도 많았다. 영혼이 바뀐 것 같다고.
"아, 정말? 몰랐다. 내가 그런 것을 잘 못한다는걸 알고 형이 나 대신 해주신 것 같다. 부끄러워 하면서 다 하시더라. 대단해 보였다. 사실 아이돌이면 끼도 잘 부리고 애교도 부리고 해야 하는데 난 여전히 너무 어렵다. 해도 잘 못하겠다. 형한테 감사하다." - 이번 영화에서 선보인 조정석과 도경수의 브로맨스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초록색 로맨스? 분홍색은 왠지 남녀 로맨스 같으니까 우린 파릇파릇한 초록색 브로맨스다. 푸른 느낌이 강하다."
- 조인성·송중기·김우빈·이광수 등과의 사모임은 지금도 자주 만나나.
"시간 있을 때마다 보는 것 같다. 남자 7명이서 만나면 같이 술도 마시고 사는 이야기도 나눈다. 요즘 스트레스 받는 것들을 털어 놓으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동생들 뿐만 아니라 형들도 의견을 많이 물어본다."
- 최근 본인의 고민은 무엇이었나.
"'긍정의 체질'을 찍으면서 지금까지 맡았던 어느 캐릭터보다 많은 양의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 현장에서 잠깐 대사를 이어가지 못하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도 좀 놀랐다.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대사가 길 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형들에게 물어봤다. 연기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은 결코 허투루 듣지 않는다."
- 엑소 멤버들과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나.
"모니터링을 많이 해준다. 멤버들은 가수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많다. '어떻게 해라'라는 말 보다는 응원을 한다. 최근 백현이가 출연한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다. 멜로 연기를 하면 평소 못 보던 모습이라 '못 보겠다' 싶을 때도 있지만(웃음) 꾹 참고 열심히 본다. 멤버들도 그럴 것이고."
- 같은 소속사 선배 샤이니 민호가 비슷한 시기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민호형과도 진짜 친하게 지내는데 어떻게 하다가 영화로 붙게 됐다. 경쟁이라고 하기에는 형이 훨씬 선배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못 하겠다. 민호 형 영화도 분명 너무 잘 될 것이다. 개봉하면 꼭 보고 연락 드릴 것이다."
- 현재 촬영 중인 '신과 함께'는 어떤가. 차태현·하정우·주지훈 등 선배들이 많은 현장이다.
"너무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 말씀처럼 대선배님들이 많아 매일 공부하는 기분이다. 지금껏 쌓았던 경험과는 또 다른 경험을 쌓으면서 연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