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45)의 2016년은 변화무쌍했다. 하하의 말 한 마디로 Mnet '쇼미더머니5'에 나가 랩을 뱉어냈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우주 프로젝트를 위해 러시아 땅을 밟았다. 최근에는 북극곰과 교감하기 위해 캐나다를 다녀왔다.
MC 민지라는 이름으로 나간 '쇼미더머니'. 그저 웃음만 주고 돌아오겠지라는 모두의 편견을 깨고 나름 진솔한 가사를 들려줬다. '웃.지.마.'라는 강한 인트로로 웃음을 주기도 했고 그럭저럭 성공적이었다.
정준하는 여전히 바쁘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씬스틸러-드라마전쟁' '고등래퍼'까지 고정 프로그램만 6개. "지난해에도 겨울에 프로그램을 많이 맡았어요. 겨울에 일복이 많은 팔자인가봐요. 올해는 유 독 정신없는 한해를 보냈는데 겨울되니 더 그러네요. 내년 목표는 내년에 세워야죠. 아직은 모르겠네요."
연예계 '식신' '주당' 두 가지 타이틀을 모두 갖고 있는 대식가. 양대창을 시켜놓고 소주병 세워둘 곳이 없을만큼 질펀하게 마셨다. "내년에 맛집 프로그램 다시 해야죠. 흐흐흐흐"
-'무한도전'은 얼마나 더 갈까요. "저희 구호가 양 손 벌리는 거잖아요. 1000회까지 가야죠. 사실 몇 회 가는게 중요한건 아니죠. 어찌보면 직장인이에요. 직장인은 언제 잘릴지 모르니깐 불안하면서도 늘 노력해야죠. '무한상사'서 정과장이 해고 당하는 모습이 나왔지만 그때 정말 슬펐어요. 언젠간 나도 이렇게 비참하게 끝나는 건 아닐까하는 불안함. 그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 버티는거죠 뭐. 기약은 없지만 열심히 해야죠."
-멤버들의 변화도 잦았어요. "힘들지만 내색 않고 묵묵히 잘 하고 있는 광희·(양)세형이 모두 복덩이에요. 둘다 정말 잘해요. 사람들의 시선이 날카로움에도 묵묵히 해내서 지금은 욕이 사라졌잖아요."
-광희 씨가 초반 고생이 많았죠. "오래됐지만 저도 '무한도전' 적응하기까지 힘들었고 오래 걸렸어요. 무언갈 해주지 못 해 광희에게 미안했죠."
-양세형 씨는 아직 '계약직'이에요. "아마 공식적으로 멤버가 됐다고 밝히면 반발이 있으니 이렇게 서서히 스며드는거죠. 내년에 광희 군 문제도 있어 뭐가 어떻게 변할 지 모르겠어요."
-'무한도전'은 스포일러에 민감해요. 정말 멤버들도 모르나요. "정말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저번에 '아수라'팀 촬영은 진짜 몰랐어요. 기사보고 알았어요. 재석이는 알았을 수 있지만 본인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무한상사'때도 기사보면서 쿠니무라 준이 출연한다고 해 기겁했죠."
-에피소드별로 기복이 있죠. "사실 가요제를 할 때마다 주눅들어요. 괜히 저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미안해요. 그래서 더 노력하는데 늘 어려워요. 항상 함께 하는 사람에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상하게 가요제와 연이 없어요. 하고 나면 늘 자신감을 잃는게 가요제 프로젝트죠. 최선을 다해서 하는데 괜한 자격지심이 있어요."
-최근엔 캐나다를 다녀왔어요. 어땠나요. "너무 춥더라고요. 재미있긴 했지만 올 때는 마음 한 켠이 묵직했어요. 막연하게 춥다고 툴툴거리며 갔다가 많은 의미를 느끼고 돌아왔죠. 마음이 안타깝더라고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보다 더 와닿더라고요. 지구의 심각한 환경에 대해 심각성을 느꼈어요. 더 추워야 북극곰은 좋은 건데 우리는 마냥 추운 것에 대한 불만을 가졌죠."
-다른 멸종 위기 동물도 많던데 또 가는 거 아닌가요. "안 그래도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없어요. 괜히 말 꺼냈다가 내년에 가면 어떡하죠. 무슨 동물 전문 리포터가 된 느낌이에요."
-육아 예능 섭외도 많을 거 같아요. "여러번 들어왔는데 거절했어요. 아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지만 상처 받을까봐요. 아이에게 악플 다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워낙 소심해서 아이에게 그럴까봐 같이 못 나오겠어요."
-비 오는 걸 좋아한다고요. "비 내리면 미칠 거 같아요. 심장을 요동치게 해요. 총각 때는 잠들었다가도 비 내리면 새벽에 나와서 술 마시고 그랬어요. 돌아이 아니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죠. 테라스있는 포장마차에 앉아서 혼자서도 술 마셨어요. 여행 가서 비오면 보통 싫어하는데 전 비 오는 날 맞춰서 여행 가기도 해요."
-연말인데 새로운 프로그램까지 맡아 정신없지 않나요. "지난해에도 그렇고 겨울에 일복이 많아요. 지금 6~7개를 하고 있는데 정신 없어요. 조금 있으면 연말 시상식도 많고요. 내년 계획을 세울 짬도 없어요. 내년 일은 내년에 생각하죠 뭐."
-시상식이 다가오는데 내심 큰 상을 생각하고 있나요. "전혀 아니에요. 언급되는 것만으로 고맙죠. 저는 어디든 초대받으면 찾아가요. 필요로 한 거니깐 무조건 가야죠. 경조사도 직접 연락이 오면 가려고 해요. 상도 마찬가지요. 대상 받으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눈곱만큼도 관심없다고 써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