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마이크 나폴리(당시 보스턴)는 2014년 11월 결단을 내렸다. 줄곧 자신을 괴롭혔던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결정한 것이다. 나폴리는 이 증상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받았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수면 중 호흡 정지가 일어나면서 이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심할 경우 심폐혈관계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나폴리는 당시 "잠 때문에 타격 연습을 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난 항상 피곤했다"며 수면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폴리는 공교롭게도 올 시즌 커리어 하이인 홈런 34개를 기록하며 생애 첫 100타점 고지까지 밟았다.
과연 수면과 경기력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MLB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 빛 재활 프로그램' 세미나에서 찰스 레던 박사는 "수면과 경기력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스포츠과학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레던 박사는 마이너리그 트레이너 등을 거친 운동생리학의 권위자다.
그는 "제대로 된 수면이 중요하다. 수면을 잘 취할수록 길고 오래 던질 수 있다. 수면을 할 때 몸은 치유와 회복이 된다"고 밝혔다. 농구선수를 대상으로 한 사례가 이를 증명했다. 레던 박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10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잤을 경우 선수의 반응 시간과, 슈팅 정확도가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단거리를 달려가는 속도도 더 빨랐다.
하지만 이틀 정도 잠을 자지 않았을 경우 반응 타임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일주일 가량 수면이 부족하면 반응 시간과 근육량이 현저하게 내려갔다. 레던 박사는 "잠이 부족할수록 몸이 음주 상태에 가까워진다. 술을 마신 것과 비슷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나왔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수면 부족은 야수 선수의 반사 신경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스윙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0.25초의 반응 시간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레던 박사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레던 박사는 "잠을 자게 되면 호르몬 분비가 시작되고, 잠을 잘 자게 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