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디스크가 31년 동안 최고의 권위를 유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음반과 음원 판매량에 기초한 공정한 시상 기준 덕분이다.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골든디스크는 현재와 과거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 가요 산업에 헌신한 인물들을 허투루 보지 않았다. 22명 수상자 면면을 살펴보면 레코드 사장부터 작곡가, 가수 등이 분포됐다. 가장 한국적인 음악을 대중에 알린 가수들도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골든디스크에서 특별상과 공로상을 수상한 이는 22명이다.
제31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2017년 1월 13일과 1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7·8홀에서 개최되며, JTBC와 JTBC2에서 생중계한다.
대한민국 포크를 말하다
김창완은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린다. 2008년 골든디스크 공로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김창완은 김창훈, 김창익과 함께 3형제로 구성된 산울림으로 활동하며 대중음악계가 암울했던 시기에 '아니벌써'를 비롯해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를 발표, 파격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이듬해인 2009년 또 다른 음유시인 송창식도 40여 년간 통기타를 들고 가장 한국적인 록음악을 대중에 들려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포크계의 대모 양희은은 2004년에 공로상을 수상했다.
60~70년대 주름잡은 디바
이미자와 패티김은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가요계를 양분한 대표적인 디바다. 두 사람은 각각 1995년 특별상을, 2004년 공로상을 수상했다. 패티김은 1958년 미8군 무대에서 고 박춘석 작곡가의 번안곡 '틸(사랑의 맹세)'과 '파드레'를 불러 유명세를 탔다. 이어 1962년 박춘석 작곡가의 곡 '초우'로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매혹적인 외모와 카리스마 넘치는 행동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미자는 55년 동안 560장의 음반을 내고 2000곡이 넘는 노래를 발표하며 지난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과 함께 울고 웃은 '국민 가수'다.
록의 대부, 들국화
2014년 28회 '집행위원 특별상'에 들국화가 호명됐다.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덤덤하게 전했다. 그러다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드러머 주찬권의 이름을 꺼내는 순간 감정이 폭발했다.
들국화는 2012년 5월 원년 멤버로 팀을 재결성했다. 그리고 이듬해 12월 새 앨범 '들국화'가 나왔다. 타이틀곡 '걷고, 걷고'는 역시 품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3년 10월 드러머 주찬권이 급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당시 전인권은 "이 영광을 (주)찬권이와 함께할 수 없어 무척 아쉽다. 지금 내 모습을 하늘에서 보고 있다면 밝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