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는 타고난 아티스트다. 24년간 무대와 TV, 스크린을 오가며 만능엔터테이너로 활약했다.
학창시절부터 엄정화는 남달랐다. 북원여자고등학교 재학시절 노래를 잘 부르기로 유명한 학생이었다. 그길로 1989년 MBC합창단 오디션을 보곤 특채로 합격했다. 고졸이 들어갈 수 없었던 당시 조건을 깨고 당당히 재능을 인정받았다. 데뷔 후 '초대' '포이즌' '배반의 장미' '페스티벌' '디스코' 등 많은 노래로 사랑받았다.
그런데 그의 시작은 가수가 아니었다. 1993년 유하 감독의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예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에 영화 OST에 삽입된 '눈동자'로 가수로서도 사랑받았다. 청순한 솔로여가수가 많았던 시절, 엄정화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 구축을 시도했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한길만 가야한다는 틀도 깼다. 1995년 2집 앨범을 내기 전까지 드라마 '굿모닝 영동' '폴리스', 영화 '마누라 죽이기' 등에 출연했다. 뮤지컬은 물론 장진감독의 연극 '택시드리벌' 초연무대에도 올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 드라마 '아내'를 통해 그동안의 '여자' 역할을 벗어난 캐릭터를 보여줬다. 관습이나 제도에 얽메이지 않는 도발적 여성상을 그렸다. 그가 남긴 작품은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오로라공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오감도''호로비츠를 위하여'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해운대' 드라마 '12월의 열대야' '칼잡이 오수정' '결혼 못하는 남자' '마마' 등 장르와 역할에 제한없이 다양하다.
예능출연 또한 활발했다. KBS '특종 웃음대결' MBC '뉴스투데이-엄정화의 문화살롱' 등을 진행했으며 KBS 2FM '가요광장' DJ로 활약했다. Mnet '슈퍼스타K2'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 당시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후 2010년 초 엄정화는 완치소식을 알리며 영화'댄싱퀸'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제4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등 배우로서도 독보적 커리어를 쌓으며 원조 만능엔터테이너로서 활약 중이다.